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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通

연구원 출신 농업CEO가 말하는 'FTA시대 위기 탈출법'

“FTA요? 한국농업의 위기인 동시에 기회가 될 것 입니다.”
1997년 설립된 고려바이오㈜는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 더 그 이름을 인정받고 있는 생물농약 전문기업이다. 친환경유기농자재를 연구개발, 생산하는 이 업체는 토마토 시들음병방제용 특허미생물로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슈도모나스 17S’와 ‘슈도모나스 25R’을 포함한 여러 가지 미생물을 혼합해 지난 2010년 ‘지하부대KM’을 상품화하는데 성공했다. 이 상품으로 고려바이오㈜는 지난 한 해 동안 인도시장에서 5만달러의 수출 성과를 올렸다. 현재는 중국, 인도, 터키, 이집트, 사우디, 멕시코 등 해외 수출 판로를 확대 중이다.


친환경 생물농약, 기술력으로 승부

고려바이오㈜는 지난 2004년 친환경농자재 생산기술의 중국 수출을 시작으로 2007년 국내 최초로 인도에 생물농약을 수출하는 성과를 이뤘다. 이후 지난 2008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해외영업팀을 따로 두고 각종 해외 박람회에 참석해 다양한 바이어들과 기술을 교류하는 등 친환경유기농자재의 해외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회사 설립 후 친환경 생물농약만을 고집하며 외길을 걸어 온 기술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했다.

연구원 출신 CEO인 고려바이오㈜ 김영권 대표는 “해외를 방문하고 그곳의 제품들을 분석해본 결과 한국 생물농약의 경쟁력이 결코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술적인 측면 외에도 효능 대비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충분히 해외시장에서 통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지하부대KM’ 신제품 돌풍

특히, 고려바이오㈜는 지난 2010년 신제품 ‘지하부대KM'를 선보이며 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이 제품은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미생물농약 분야의 살균제로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균주를 고려바이오㈜의 뛰어난 제제화 기술로 상품화시킨 것.

김 대표는 “국내 친환경농업인들은 병해치료에 매우 목말라하고 있는데 대부분 병해용 화학농약의 경우 단위면적당 살포량이 매우 많아 토양오염의 주범이기도 하다”며 “‘지하부대KM'은 한국 토양에 적합한 최고의 병해용 미생물자재로 만든 만큼 환경에도 무해할 뿐 아니라 효능도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국내 농업 현장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지하부대KM’. 김 대표는 최근 친환경 농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자유무역협정이 확대되면서 미생물을 활용한 농자재에 대한 수요도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하부대KM’을 찾는 해외 수요를 보면 인도, 멕시코 등 농산물 생산해 선진국에 수출하는 농업국이 대다수인 상황”이라며 “까다로운 통관 절차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화학농약이 아닌 친환경 제재를 사용해야 하는 만큼 안전하면서도 효능이 좋은 ‘지하부대KM’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려바이오(주)의 김영권 대표


한-인도 FTA 기회로 작용

고려바이오㈜는 지난 17년간 꾸준히 부설 연구소를 운영하며, 매출의 10%를 연구 사업비로 아낌없이 투자해 왔다. 이러한 기술에 대한 투자는 당면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힘이 되었다.

“농자재 기업은 결국 농가와 같은 배를 탄 운명이에요, 최근 FTA로 인한 농업의 위기가 기업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은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이 위기가 기회로 전환될 수 있다는 희망은 분명히 가지고 있어요. 한-인도 FTA로 인해 우리 제품이 인도 수출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던 것처럼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한다면 분명히 이번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고 믿어요,”

한국 농업의 위기 속에서 안전한 고품질 농산물 생산만이 살 길이라고 말하는 김 대표. 친환경 유기농자재 개발에 바친 그의 외길 인생이 위기 속 기회를 발견했다.

이미영 기자 misaga@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