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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通

대리와 부장, 직급별 돈 모으는 비법

“이제 막 대학에 들어간 자식 학자금 마련부터 아파트 대출금 상환, 퇴직 후 노후 대비 까지, 들어오는 월급은 똑같은데 나가야 할 돈은 왜 나날이 늘어나기만 할까요.” -퇴직을 앞둔 40대 후반 김 부장의 하소연.

“직장생활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됐고 슬슬 결혼을 해야 하는데 모아 놓은 돈이 없네요. 결혼을 바라는 여자 친구의 얼굴을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 옵니다.” -직장생활 3년차 이 대리의 고민.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재산이 많거나 고액 연봉으로 모아 놓은 돈이 넘치는 경우를 제외한 대대수의 대한민국 샐러리맨. 그들에게 월급은 언제나 부족하다. 문제는 이 부족한 월급을 쪼개서 생활자금은 물론 결혼자금, 아이들 교육비, 은퇴 후 노후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갓 사회생활을 시작한 평사원부터 퇴직을 코앞에 앞둔 부장에 이르기까지, 샐러리맨들의 목표는 부족한 월급을 최대한 활용해 최고의 효과를 얻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직급과 연령에 따라 재테크 비법도 달라져야 한다.


사원~대리(20~30대): 1,000만원 종잣돈부터 모아라

이제 막 사회생활에 발을 내딛은 신입사원과 직장생활에 적응해 나가는 중인 대리는 가장 먼저 지출 통제와 함께 종잣돈 만들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 직급은 부모님께 받았던 용돈이 아닌 매달 일정한 월급을 손에 쥐게 되면서 소비욕구도 왕성해지는 시기이다. 그러다보니 필요했던 것들을 거침없이 구입하다보면 ‘소득=지출’이 되기 십상.

김창호 한국재무설계 팀장은 “재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출 통제”라며 “사회초년생 시절부터 차곡차곡 모아두는 습관을 들여야 앞으로 하게 될 결혼과 내집 마련도 여유 있게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 우선 ‘1,000만원 종잣돈 만들기’부터 시작하는 게 사원 직급의 재테크 비법이다. 결국 이 직급에서는 누가 먼저 더 빨리 1,000만원을 모으느냐에 재테크의 승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잣돈을 빨리 더 많이 모을 수록 미래의 자산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수 있다. 악착같이 절약해서 종잣돈을 모아야 한다.

특히 학자금 대출을 받아 갚아나가는 경우에는 보너스 등 예상외 수익이 생길 때마다 상환하도록 한다. 2008년 전후로 해서 받았던 학자금 대출은 고정금리로 대출 이자가 연 7%대에 달해 비싼만큼 3~5년 계획을 세워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 나가도록 한다.

과장(30~40대): ‘내 집 마련’의 방향을 정해라

과장 직급은 출산·양육·휴직·이사 등 주변 변화가 가장 많은 시기다. 하지만 맞벌이인 데다 교육비와 같은 목돈도 많이 들지 않아 재테크에 있어선 최고의 타이밍이기도 하다. 본격적인 재테크가 가능한 4~5년간의 과장 시절에 얼마나 비축해두었느냐가 향후 재테크 성패를 결판 짓게 된다. 씀씀이를 줄여서 월급 절반은 저축한다는 독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 과장 시절엔 ‘내 집 마련’이 최고의 화두이다. 이때 방향을 잘 정해야 한다.

대출 부담이 있더라도 민영아파트를 노릴 것인지, 아니면 정부가 공급하는 공공아파트를 갈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공공아파트를 목표로 한다면 청약통장에 가입한 뒤, 부양가족 수를 늘리는 등 당첨확률을 높이는 데 미리부터 힘써야 한다. 민영아파트에 들어갈 계획이라면 목돈이 필요한만큼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 미리 대출 상환계획을 세우고 대출 관련 비용은 월소득의 20% 이하로 정해야 한다. 3억원 이하 국민주택규모, 상환기간 15년 등 소득공제 혜택을 챙길 수 있도록 대출조건을 맞추는 전략도 필요하다.

부장(40~50대): 재무구조 개선해 노후에 대비해라

아파트 대출 이자에 아이들 교육비까지 내면 통장 잔액은 언제나 마이너스(-). 코 앞으로 다가온 퇴직 압박에 마음까지 불안한 시기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 철저하게 관리해야 부부의 노후가 고달파지지 않는다.

이 직급에서는 생활자금과 교육자금 지출이 많아 추가적인 재테크는 어렵다. 하지만 보너스 등으로 일시적인 여유자금이 생길 때마다 대출상환 등 재테크로 연결시켜야 한다.

또 아파트를 30~40평대로 갈아타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경우도 많아지는데, 이때 과도한 빚을 지게 되면 ‘워킹푸어(근로빈곤층)’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도록 하자. 위험에 대비한 보험상품 가입도 필요하다. 이미 가입해둔 상품의 보험료가 월수입의 20%를 넘거나 혹은 보험 보장내용이 중복된다면 과감히 정리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경제적 여력이 있다면 아파트보다는 은퇴 후 현금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상가·오피스텔 같은 수익형 부동산 매입에 나서볼 만하다.

하지만 최근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격이 많이 오른 만큼, 입지나 공실(空室)·세금 등을 고려한 실질수익률 등을 따져보고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이미영 기자 misaga@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