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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通

자동차의 진화, 시트 속 숨겨진 첨단기술


자동차는 이제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생활공간 일부가 됐다. 달리고 있지만 그 안에서 사무를 볼 수도 있고,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IT의 발달은 자동차의 성능과 편리함을 극대화 시켰고 지금도 계속 진화 중이다. 그렇다면 편안함은 어떨까?

자동차의 승차감을 결정하는 요소는 많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앉는 시트(seat)다. 시트는 단순한 소파 내지는 의자가 아니다. 편안하고 안전한 운전을 가능하게 해주는 자동차의 가장 중요한 장치 중 하나다. 당연히 자동차 시트도 진화해왔고, 그 속에도 첨단기술들이 숨어 있다.

푸조 308CC HDI 내부와 시트

얼마 전 쉐보레는 차세대 중형차 ‘말리부(Malibu)’ 출시를 앞두고 운전자와 탑승자에게 최상의 편안함을 제공하는 시트에 숨겨진 최신기술 및 개발과정을 공개했다. 말리부 시트 개발에는 장거리 주행을 통한 평가, 실험실 내 시트 압력 측정 시스템, 모형 엉덩이 실험기기, 인체모형과 같은 시뮬레이션 도구로 GM의 특허인 오스카 등 첨단 장비가 총 동원됐다. 자동차 시트 개발에 쏟은 자동차 회사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자동차 시트가 지금의 형태를 갖춘 것은 1970년대 후반이다. 이전에는 단순히 의자로 취급됐다. 그러다보니 많은 자동차의 시트가 기다란 벤치 모양의 의자 형태였다.

요즘 만들어지는 자동차 시트의 경우, 특히 고급 승용차의 뒷좌석은 항공기 1등석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현대차의 ‘에쿠스 3.8’과 ‘4.6 프레스티지 VIP’ 시트 모델에 적용된 2인승 파워시트의 경우 마사지 시스템이 적용됐다. 여기에 종아리와 대퇴부를 지지해주는 ‘레그 서포트’ 기능도 들어있다. 탑승자의 체형을 고려한 시트의 자동조절 기능은 당연하고 시트백과 시트 쿠션에 부착된 열전소자를 활용, 가열과 냉각 및 제습까지 가능해 냉‧난방 성능은 물론, 땀 발생까지 막아 최고의 쾌적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SUV인 소렌토R에 장착된 송풍시트는 사람들이 가장 불쾌함을 느끼는 온도와 습도에서 적절히 동작해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며, 제네시스는 시트백에 설치된 2개의 공기주머니가 운전자 신체 특성에 따른 최적의 허리 자세를 유지시켜 준다.

수입차에 장착된 시트들은 기상천외한 편의장치들로 가득하다. 고급차의 대명사 메르세데스 벤츠의 ‘더 뉴 제너레이션 S600L’에 장착된 다이내믹 컴포트 시트에는 11개의 공기주머니가 들어 있다. 이 공기주머니들은 탐승자의 신체 형태에 따라 최적의 상태로 시트를 조절해 탑승자에게 가장 편한 자세를 제공한다. 렉서스의 LS시리즈도 시트의 편안함으로는 다른 수입차에 빠지지 않는다. 전신마사지 기능, 적외선 체온 감지 센서를 통한 뒷좌석 탑승자의 체온 감지 및 자동 풍량 조절 기능, 최대 360도까지 조절되는 버터플라이 헤드레스트 등으로 비행기 1등석과 맞먹는 쾌적함을 제공한다.

푸조의 하드탑 컨버터블 ‘308CC HDI’에는 에어웨이브 시스템이 적용돼 앞좌석 헤드레스트에 설치된 에어벤트를 통해 바람이 나오고 실외 온도와 탑승자를 고려해 운전자의 목과 머리를 따뜻하게 해준다. 심지어 폴크스바겐의 ‘페이튼 4.2 LWB’ 시트에는 최첨단 냉난방 시스템 4존 클리마트로닉이 장착되어 있다. 이 시스템은 양쪽 뒷좌석의 실내 온도를 개별적으로 설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개의 시트를 분리된 공간처럼 실내온도와 바람세기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갈수록 첨단화 되어가는 자동차와 함께 시트의 진화를 느껴보는 것도 자동차를 즐기는 방법 증 하나다.

이신덕 기자 oponce@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