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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通

[수원맛집]43년 한결같은 할머니의 손맛 '일품' 대왕칼국수

‘할머니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자식들을 품어 주신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거나 칼바람에 마음까지 시릴 때, 특히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쫄깃한 면발에 뜨끈한 국물이 시원하게 어우러진 칼국수가 그 주인공이다.

수원시 팔달구 북수동 매향다리 안쪽 오래된 골목길에는 43년을 한결같이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왕칼국수집이 있다.

‘드르륵’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곳의 주인장이신 권경자 할머니의 목소리가 가장 먼저 손님을 맞이한다.

“어서 오세요~”

좁은 가게 내 부엌 한켠에서 할머니는 하루종일 뽀얀 밀가루를 뒤집어 쓴 채 반죽을 치대고 면발을 썬다. 칼로 직접 썬 면발을 커다란 양은솥에서 삶아 국물을 붓는 일까지, 밀려드는 주문에 한시도 굽은 허리를 펴지 못한 채 바쁘게 일하는 할머니지만 문이 열리는 소리에는 어김없이 ‘어서 오라’고 따뜻한 한 마디를 잊지 않으신다.

대왕칼국수의 면발은 오롯이 할머니의 손에서 탄생한다. 43년 세월동안 할머니는 손으로 밀가루 반죽을 치대고 홍두깨로 미는 과정을 무수히 반복했을 것이다. 그렇게 할머니의 손맛으로 탄생한 이곳의 수타 면발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게 특징.

처음 대왕칼국수가 터를 잡을 당시 칼국수 한 그릇 가격은 30원이었다. 세월이 흘러 30원이었던 칼국수는 어느새 4,000원으로 100배 이상 올랐다. 하지만 밀가루 가격이나 여타의 칼국수 시세를 보면 이곳의 가격은 여전히 저렴한 편이다.

보통, 중특, 특상, 곱빼기, 대왕칼국수 메뉴는 총 4개로 단촐하다. 설명 없이 메뉴판을 보면, 양에 따라 메뉴가 나눠진건가 싶지만 그렇지 않다.

‘보통’은 말 그대로 보통 칼국수이고 중특은 보통 칼국수에 날계란을 넣었다. 보통 칼국수보다 양이 많은 것이 곱배기이고 특상은 곱배기에 날계란을 넣은 것. 계란 하나가 더 들어지만 가격에는 차이가 없다. 계란 하나라도 더 주고 싶은 할머니의 인심이다.

대왕칼국수는 멸치와 다시마로 국물을 낸다. 시원하고 깔끔한 멸치국물에 김가루를 부숴 넣고 송송 썬 파를 올린 후 매콤하고 짭짤한 양념장을 넣어 먹는다. 기호에 따라 뜨거운 국수 위에 달걀 하나를 올려주기도 한다. 이곳의 칼국수는 특별하게 맛이 있다기보다 어머니가 직접 집에서 끓여 주신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특히 대왕칼국수는 저렴하면서도 푸짐한 양으로 유명하다. 이곳의 보통은 다른 곳의 곱배기보다 양이 더 많다. 먹는 양이 적은 여성들은 한 그릇을 다 비우기가 버거울 정도.

자식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이 먹이고 싶은 할머니의 인심을 느낄 수 있는 대왕칼국수. 이곳의 칼국수는 허한 마음을 채워주는 따뜻한 정이 있어 더 특별하다.

칼국수 보통: 4,000원 칼국수 곱빼기: 6,0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8시, 매주 일요일 휴무

위치: 수원시 팔달구 북수동 311-14번지

전화: 031-252-2820


이미영 기자 misaga@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