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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通

수원 광교신도시, 입주 7개월째 현장을 가다

지난 2월 22일 오후 봄햇살이 아른거리는 광교신도시 건설 현장을 찾았다. 흙과 돌 등 건축자재를 실은 덤프트럭들이 공사장 주변을 부지런히 오갔다. 10층 안팎의 상가건물과 20~40층 높이의 고층아파트도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아스팔트로 갓 포장된 도로들도 사방으로 거미줄망을 형성해가고 있었다.

경기도청역(신분당선 연장선)이 들어설 센트럴타운을 출발해 교육시설이 집중될 에듀타운, 54만평 규모의 호수공원으로 조성되는 어뮤즈파크, 상업시설이 대거 밀집한 신대역을 거쳐 작년 여름 맨처음 입주를 시작한 웰빙카운티 일대를 자동차로 한 시간 여 돌아봤다.

340만평 규모에 달하는 광교신도시 현장을 한바퀴 돌아본 소감은 ‘명품’ 신도시라 부르기엔 아직 이르다는 느낌이다. 곳곳에 뿌연 먼지가 날리고 상가공사장 주변에는 간이천막이나 컨테이너 사무실을 둔 분양업체들이 난립하여 어지러운 모습이다. 한창 공사 중이라 어쩔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앞으로 2~3년 후 모든 시설물과 인프라가 갖춰지면 수도권 최고의 명품 신도시로서의 위상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광교신도시 건설의 주역인 경기도시공사와 수원시, 용인시 그리고 이 곳에 입주할 주민들은 모두 그같은 기대를 한껏 안고 있다.

<2월 현재 약 5,500여 세대가 입주한 광교신도시에는 새로 건설중인 아파트 공사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지금은 공사 중”…어수선한 분위기

공사는 한창 진행 중이지만 광교신도시 입주는 작년 7월부터 이미 시작됐다. 2월 현재 10개 블록에 5,500여 세대가 입주를 마치고 신도시의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안에 6,900여 세대가 추가로 입주할 예정이다.

올해 초 A28구역 이던하우스에 입주했다는 주민 이민성(43) 씨를 만났다. “아직은 상가, 병원, 학교 등 각종 편의시설과 기반시설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다른 신도시에 비해 높은 녹지율과 낮은 인구밀도, 쾌적한 주거환경의 장점을 갖추고 있어 입주했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신대역 부근 상가신축 현장에서 만난 분양업자 김모(45) 씨는 “신대역 주변에만 대형상가 건물이 9개동이나 들어서 광교의 중심상권을 형성할 것”이라며 분양안내 전단을 건네 주었다. 그는 “주변 아파트가 모두 입주하게 되면 상가의 경우 만만치 않은 프리미엄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김 씨 처럼 상가건물 주변에는 컨테이너를 설치한 분양업자들이 곳곳에서 지나가는 자동차 운전자나 행인들을 대상으로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신분당선 연장선 신대역이 들어서는 일대에는 9개동의 상가가 밀집, 중심상권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금 오르고 분양권에 웃돈 형성도

입주 초기이지만 광교신도시는 전세금이 오르고 분양권에 웃돈도 붙고 있다. 요즘 입주가 진행 중인 아파트의 분양권은 당초 분양가격보다 1,000만~6,000만원까지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A9지역 광교래미안 97㎡(전용면적 기준)형은 분양가격이 5억3,000만원가량이지만 현재 3,000만원 정도 시세가 올랐다. 9월 입주 예정인 광교상록자이 84㎡형도 분양권에 2,500만원 정도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는게 부동산업자들의 이야기다.

봄 이사철을 맞아 전세도 지난해 말 이후 조금씩 거래가 늘고 가격도 오름세다. 울트라건설의 참누리아파트 85㎡형 전세금은 지난해 말 1억원 초반대였지만 2월말 현재 1억6,000만~1억8,000만원 안팎까지 상승했다. 작년부터 입주를 시작한 신규 아파트들의 전세 물건이 빠르게 소진되며 2~3개월 사이 가격도 5,000만~6,000만원 이상 껑충 뛰었다.

초반 가격에 비해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경기대 인근 웰빙카운티 내에 있는 아파트들이다.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한 광교 대림이편한세상, 호반베르디움 등 신축 아파트의 전세 가격은 전용 84㎡ 기준 1억7,000만~1억8,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수원 영통동 K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 남부지역의 아파트 전세금이 오르면서 광교신도시에서도 집주인들이 전세금을 올리고 있다”면서도 “입주물량이 많아 전세금이 더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통망 대거 확충, 서울 접근성 뛰어나

활발한 입주와 함께 교통망도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초 광교신도시의 심장인 광교로와 법원지하차도 등 주요 도로가 개통되면서 광교~서울간, 수원~용인간 접근성이 한층 개선됐다. 광교로와 법원지하차도가 2월초 개통되면서 광교를 거쳐 용인, 서울을 가로 지를 수 있게 된 것.

광교로는 수원~광교~용인 성북동을 잇는 왕복 4차선 도로이고, 법원지하차도는 42번국도와 43번국도를 연결하는 도로이다. 광교로를 이용하면 용인~서울고속도로의 접근성이 좋아져 서울 강남 초입인 헌릉까지 15분이면 갈 수 있다.

박명원 경기도시공사 사업1본부장은 “광교로와 법원 지하차도는 광교신도시 뿐만 아니라 기존 수원 및 용인 구도시로 가는 접근성을 높여 주변 일대 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들 도로의 개통과 함께 계획 중인 광역버스 25개 노선에서 3월 중 잠실, 사당 방면을 추가하고, 동수원IC를 통해 서울역, 강남으로 운행하는 M-버스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광교신도시에는 신대역, 도청역이 들어설 신분당선 연장선 구간 공사가 2016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A9블럭에는 2월초부터 삼성래미안 629세대가 입주를 시작했다.>

입주민 불편 해소 발걸음도 빨라져

한편 입주가 시작된지 7개월이 지나면서 입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경기도시공사는 지난 2월 15일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10여 개 시공사 책임자와 함께 ‘광교신도시 준공 및 민원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서 경기도시공사와 시공사들은 준공일정 준수를 위한 공정계획 재수립, 엄격한 품질관리, 공사장 주변정리 등의 현안을 공유하고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또, 스쿨존 등 어린이 안전통학로 확보, 개통된 도로 주변 가로등 점등 확대, 하천 내 보안등 설치 등을 통해 입주민 안전을 도모하고, 호수공원과 생태하천 공사를 조기에 마무리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했다.

특히 교통문제, 어린이 보호문제, 소방치안 문제, 시설 공사문제 등을 우선적을 해결하기로 했다. 또한 신도시 조성현황에 대한 정보, 입주민원 조치현황, 계획 등을 게시하여 입주민과의 소통의 창구도 넓힐 예정이다.

경기도 역시 입주민들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관계기관과 협의해 노선 증차와 파출소 신설, 학교 조기 개교 등의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일부 분양업자들이 상가분양을 위해 마구잡이로 광고물을 설치해 미관을 흐리게 하고 있다.> 

교육 교통 환경 3박자 갖춘 명품도시

수도권 서남부의 발전을 주도할 거점도시로 계획된 광교신도시는 교통, 교육, 환경이라는 인기 주거지가 확보해야 할 ‘3박자’를 모두 갖췄다는 평이다. 경기도 수원시와 용인시 일대 1,130만여 m² 규모의 용지에 걸쳐 조성되는 광교신도시는 2013년까지 인구 7만7,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주택 3만여 채가 들어설 예정이다.

광교신도시는 자족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행정복합타운을 비롯 비즈니스파크와 테크노밸리가 조성된다. 글로벌기업 전용단지로 조성되는 비즈니스파크에는 경기도시공사가 2조원 이상의 사업비를 투입할 예정이다. 테크노밸리는 글로벌 기업들의 연구개발(R&D) 시설이 대거 포진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교육여건은 경기지역에서는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다. 주변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아주대·경기대·성균관대·경희대 등의 대학교와 대학 연구시설들이 있으며 경기과학고·수원외고 등도 인접해 있다. 에듀타운도 조성된다. 이곳은 학교를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형성되도록 입지계획을 수립해 청소년수련관 및 광교스포츠센터 등이 입주하게 된다.

교통여건 또한 뛰어난 강남 접근성을 자랑한다. 2016년 신분당선 전철이 광교까지 연장 개통되면 서울 강남까지 3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승용차를 이용하게 되면 양재역까지 15분 거리로 출퇴근하기도 편리하다. 또 북수원~상현 나들목, 동수원~성복 나들목, 동부외곽순환도로, 상현 나들목~삼막곡 도로 등이 건설 중에 있으며, 대규모 환승센터와 간선버스시스템(BRT) 등도 도입될 예정이다.

오석원 기자 won@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