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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通

술 먹은 다음날 갈증 해소와 갱년기에 특효약은?

약초와 건강-③갈근과 작약
갈근탕, 갱년기 열 있을때 먹으면 효과

연말연시이면 송년회 등 모임으로 과음하기가 십상이다. 술 먹은 다음날 아침에 입에 침이 고이며, 속이 더부룩할 때에는 생강차가 최고라고 지난 호에 실었지만, 다음 날 아침 입이 마르고 갈증이 나며, 머리에 미열이 있고 아플 적에는 갈근(칡뿌리)이 으뜸이다. 특히 갈근은 해열의 명약으로 예부터 감기의 초기 증상에 미열이 있거나, 노인성 신열에 사용하여 왔다. 그래서인가 센스가 있는 한증탕이나 사우나 등 목욕탕에 가끔 칡즙을 비치해 놓은 곳이 있는데, 주인의 안목에 놀라울 따름이다.

갈근(칡)은 콩과의 넝쿨성 식물로 한반도 어디서든 야산에 매우 잘 자라나기 때문에 산소에 벌초할 때 귀찮은 것이나, 전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옛날 보릿고개를 넘기는 구황 식물로 사용하여 왔으며, 한방에서는 해열 진통, 진경제로 사용하여 온 것이다. 칡의 꽃인 갈화도 같은 용도로 사용한다. 달여 먹거나 즙을 내어 먹으면 좋으며, 근대 과학적으로도 푸에라린 등의 이소 프라보노이드 성분이 풍부하다. 특히 이 이소 프라보노이드류 성분은 여성호르몬과 비슷한 작용을 하므로, 갱년기 남녀가 몸에 열이 있는 것처럼 느낄 때, 매우 효과적이다. 아직 과학적으로 완전히 입증되는 않았으나, 유방암 등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한방의 갈근탕은 갈근을 주약으로 하여 생강, 마황, 작약, 계지, 감초, 대추 등을 처방하나, 입이 마른 증상에는 마황을 빼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마황은 부작용 등으로 인하여, 꼭 필요시에 전문의 처방으로 사용하며, 일일 사용량도 한정되어 있음은 물론, 일반 건강식품 등으로는 사용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한약으로 섭취할 때에도 주의를 요하는 생약이다.

여름 7~8월경에 피는 갈화 또한 등나무 꽃과 같이 생겨 예쁘고, 향이 좋으며, 갈근과 같은 효능이 있으므로, 따서 음지에 잘 말려 놓았다 주독 해소에 차로 음용함이 좋다. 집에 작은 뜰이라도 있다면, 칡넝쿨로 여름철 시원한 그늘도 만들고, 꽃을 따서 차를 즐길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작약은 함박꽃이라 하여 꽃이 예쁘기에 옛날 집에서 관상용으로 자주 심던 것이다. 지금도 산사나 암자에는 흔히 심는 것이다. 이의 뿌리가 해열, 진통작용이 좋으므로 외딴 곳에 사는 사람은 이것을 심어 두었다가 감기 몸살에 열나고 아프면 뿌리를 케어 달여 먹으면 좋다. 한방에서는 숙지황, 당귀, 천궁과 더불어 피를 맑게 하여 새로운 피가 생기도록 하는 사물탕의 하나이다. 목작약, 모란, 목단 이라고 하는 식물과 같은 성분인 파에오플로린 등이 함유되어 있어 우수한 해열 및 진통, 진경 작용이 있다.

두 약초가 모두 꽃이 예쁘기에 동양자수나, 병풍, 도자기 등에 많이 그려져 있어, 우리에게는 친숙한 식물이다. 현재의 합성 진통제가 부작용 등으로 인하여 매우 제한적으로 사용되거나, 거의 사용이 금지되었으며, 소염 진통제인 아스피린이 거의 유일한 약이 아닌가 한다. 해열 진통제에 속하는 타이레놀 또한 일반약이기는 하지만, 장기간 사용에는 조심하여 사용하여야할 약이기에 마땅한 해열 진통제가 없는 요즈음 권할 만한 약초가 아닌가 한다.

손바닥만 뜰도 없이 주로 아파트 생활을 하여야 하는 근대 생활에서 새삼 누이 같이 함박스러운 함박꽃이 그리워지는 진다고 하면, 얼굴이 손바닥 보다 작아야 미인이라고 하는 요즈음 세태에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 아닐까도 한다. 다음 호에는 계속해서 한방의 사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로 하고, 새해에는 호랑이와 같은 기상으로 마음먹은 일을 모두 성취하시길 빈다.

지옥표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opzee@gprc.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