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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通

[수원맛집] 블랙데이, 솔로의 허전함 채워 줄 푸짐한 짜장면

2월은 초콜릿, 3월은 사탕이다. 그렇다면 4월은 무엇일까? 정답은 자장면이다.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와 3월 14일 화이트데이의 쓸쓸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초콜릿과 사탕을 받지 못한 솔로들이 모여 자장면을 먹는다는 블랙데이(14일)가 다가왔다.

솔로인 것도 서러운데 진정 자장면을 먹으면서 이를 다시 곱씹어야한단 말인가. 생각만 해도 눈물이 앞을 가리지만 어쩔 수 없다. 우리는 무적의 솔로부대가 아닌가. 기왕 이렇게 된 거 이 상황을 최대한 즐겨보자.

어떻게? 솔로의 외로움을 채워 줄 푸짐하고 맛있는 자장면을 먹으면서.

 

 

“블랙데이도 다가오고 간단하게 자장면이나 먹으러 갈까?”

그렇게 찾아간 곳이 수원 영통 디지털엠파이어 2층에 위치한 중국요리 전문점 ‘예현’이다. 평일 점심시간에 맞춰 방문한 이곳은 이미 손님들로 자리가 꽉 차 있었다. 늦게 온 손님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발길을 돌려야 했다. 다행히 테이블의 회전 속도가 빨라서 빈자리가 나올 때까지 그리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오픈한지는 이제 11개월이 됐어요. 1년이 채 안된 셈이죠.”

 

겉보기에는 여느 중국집과 크게 다르지 않은 평범한 외관이고 자장면 4,000원, 짬뽕 4,500원, 볶음밥 5,000원 등 가격대도 다른 중국집과 비슷하다. 그런데 이곳에 손님들이 몰리는 이유는 뭐지? 영업 개시 1년이 채 안 돼 가게 앞에 손님들로 줄을 서게 만드는 그 비결이 궁금했다.

 

“손님들이 저희 집을 찾는 이유요? 먹어보시면 알아요.”

 

그렇다. 맛 집에 왔으면 고민할 필요 없이 그냥 먹어보면 되는 것이다. 우선 솔로를 위한 자장면과 자장면의 영원한 라이벌 짬뽕을 주문했다.

단, 일반적인 자장면과 짬뽕이 아닌 2,000원을 추가해 삼선자장면과 사천낙지짬뽕으로 메뉴를 업그레이드 했다. 왜 맛집을 소개하면서 가장 기본적인 자장면과 짬뽕을 먹지 않았냐고 물으신다면 블랙데이를 맞아 중국집을 방문한 솔로의 작은 사치라고나 할까.

 

 

사천낙지짬뽕이 먼저 나왔다. 큼직한 그릇에 담긴 짬뽕의 양에 한번 놀라고 맑은 짬뽕 국물 속 통째로 들어 있는 낙지 한 마리에 또 다시 놀랐다.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해서 낙지를 젓가락으로 들어 올렸다. 통통하고 꼬불꼬불한 낙지 다리를 보니 ‘고놈 참 실하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음~통통하고 쫄깃쫄깃하니 낙지는 합격이군, 이제 국물을 먹어볼까.’

 

국물을 한 숟가락으로 떠서 입에 넣었다. 푸짐한 야채와 태국 고추의 매운향이 어우러져 담백하면서도 칼칼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빨간 국물 짬뽕의 얼큰함과는 차원이 다른 칼칼한 매운맛이 어제 저녁 과음으로 뒤집힌 속을 시원하게 풀어줬다.

 

 

사천낙지짬뽕에 이어 나온 삼선자장면. 근데 그 양이 심상치 않다. 푸짐한 면발과 면발보다 더 푸짐한 해물들이 큼직한 그릇에 한 가득 담겨 있는 게 아닌가.

 

“어라, 나는 곱빼기를 주문한 적이 없는데 이상하네. 여기요. 일반을 시켰는데 곱빼기로 잘못 나왔어요.”

 

“제대로 나온 거 맞아요. 그게 일반이에요. 우리가 좀 손이 커요.”

 

‘예현’의 음식양은 기본적으로 다른 곳에서 시키는 곱빼기와 비슷하다. 신선한 재료를 아끼지 않고 듬뿍 넣어 푸짐하게 담아내는 게 이곳의 인기 비결인 셈이다.

 

“가게가 아파트형 공장에 있다 보니깐 직장인들이 주고객이에요. 직장에서 힘들게 일하다가 먹는 한 끼인데 부족하지 않게, 맛있게 먹어야 하잖아요.”

 

블랙데이를 맞아 방문한 ‘예현’. 맛은 물론 양까지 푸짐한 이곳의 자장면은 솔로의 허전한 마음을 채우기에 충분했다.

이미영 기자 misaga@gfeo.or.kr

 

삼선자장면: 6,000원 사천낙지짬뽕: 6,000원

위치: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디지털엠파이어 B동 228호

전화: 031-303-89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