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발명가의 반짝이는 아이디어 <시크릿 휴대용 물병>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여름, 갈증을 해소시켜 줄 시원한 얼음물 한잔이 간절한 계절이다. 하지만 아무리 꽁꽁 언 물병을 들고 나와도 뜨거운 날씨에 냉장고를 떠난 얼음물은 금세 녹아 버리기 일쑤. 집이 아닌 산이나 바다, 강가에서도 시원한 얼음물을 마음껏 마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 중학생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이 문제를 해결했다.

“8년 전 여름, 아들과 함께 운동장에서 공놀이를 할 때였어요. 한참을 놀다가 목이 마른 아들이 물을 마시기 위해 집에서 얼려 갖고 나온 페트병을 들었는데 표면의 물기에 손이 미끄러지면서 병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죠. 땅 바닥에 페트병이 뒹굴면서 병 표면에 흙과 오물 등이 잔뜩 묻어서 물을 마실 수 없었어요. 그 때 물병 표면에 물기가 생기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상부(www.outdoorbottle.com)의 이범엽 대표는 세계 최초 결로방지 특허 물병인 ‘시크릿 휴대용물병’의 개발 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80년대 복싱 국가대표 출신이었던 이 대표는 레저 활동 시 시원한 물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랬던 그가 아들과의 경험을 계기로 얼음이 녹을 때 발생하는 성에의 불편 없이, 언제 어디서나 시원한 얼음물을 손쉽게 마실 수 있는 물병 개발에 매달리게 된 것이다.

이 대표는 “얼음물을 야외에 가지고 나오면 얼음이 녹으면서 병 표면에 물이 맺히는 결로현상이 생겨요. 이를 방지하게 위해 얼린 페트병 표면에 직접 사물이 닿지 않도록 페트병과 일정 공간을 둔 ‘이중 페트병’을 고안하게 됐죠. 근데 문제는 페트병과 이를 감싸는 외부의 물병을 자연스럽게 하나로 연결하는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었어요”라고 회상했다.

얼린 페트병과 외부의 물병을 하나로 합치는 방법을 찾지 못해 고심하던 이 대표. 이를 지켜보던 당시 중학교 1학년이었던 아들 준경(16) 군이 아버지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페트병의 마개부분에는 동그란 링 모양의 고리가 있는데 이 고리의 크기가 모두 동일한 만큼 이 고리를 물병과 서로 연결하면 쉽게 하나로 합칠 수 있다는 게 아들의 아이디어였어요. 그 즉시 슈퍼로 달려가서 모든 페트병의 고리 크기를 재보았는데 정말 하나같이 그 크기가 똑같더라고요.”

아들의 아이디어대로 페트병의 목 부분을 모형화한 이 대표는 페트병을 7㎜ 간격을 두고 감싸도록 고안한 이중 덮개병인 ‘시크릿 휴대용물병’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이 대표는 지난 2009년 이 아이디어를 아들의 이름으로 특허 등록했다.

“정말 간단하지만 모두가 지나쳤던 부분을 아들이 발견한 만큼 아들의 이름으로 특허를 등록했어요. 일반적으로 특허출원 후 등록까지 1년 6개월에서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 이 기술은 세계 최초라는 점에서 4개월 20여일 만에 특허를 받을 수 있었죠.”

시크릿 휴대용물병은 일반 마트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500㎖짜리 페트병의 목 부분을 물병 뚜껑의 중앙 마개 부분에 고정시켜 물병을 공중에 띄우는 기술로 이뤄졌다. 이 때 생기는 물병 내 자체 공기층이 보냉‧보온력을 지속시켜 시크릿 휴대용물병 속 얼음물은 얼음이 다 녹기까지 최장 8~10시간이 걸린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 또 보온병과 달리 투명 PP소재로 제작돼 가볍고 내용물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 편리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지난 2010년 국제특허출원을 한 이 제품은 그 해 중소기업 히트상품으로 선정됐다. 또 2010년 독일 발명대회에서 은상, 2011년 아시아 청소년 발명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했고 SBS 아이디어 하우머치에 소개되는 등 기술의 우수성을 인증 받았다.

이 대표는 “최근 아웃도어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데 스테인리스 보냉병은 가격이 비싸고 무거워 휴대가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어요. 하지만 시크릿 휴대용 물병은 투명 PP소재로 제작돼 휴대가 용이하면서 가격 또한 5,000원으로 저렴하다는 게 큰 장점이죠”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야외활동에 꼭 필요한 제품인 만큼 기업 체육대회나 마라톤, 산악회 등을 위한 선물이나 판촉물 등으로 활용할 바이어나 특허 권리이전을 통해 생산과 유통을 실용화 시킬 적합한 회사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격: 5,000원

☎ 010-3899-8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