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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수원,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KT와 함께 첨단 야구도시 만들기

2015년 1군 리그 진입, 2020년까지 서수원에 4만석 돔 구장 건설  

 

 

꿈의 10구단이 창단된다. 수원이 KT와 함께 프로야구 10구단을 유치했다. KT 수원은 부영 전북과 치열한 경합 끝에 한국 프로야구 10구단의 주인이 됐다. 지역 안배를 내세운 부영 전북보다 흥행성 측면에서 크게 앞선 KT 수원이 한국야구위원회(KBO) 총회의 창단승인을 받다.


▲염태영 수원시장(사진 왼쪽)과 이석채 KT회장이 1월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KT수원의 KBO 가입 승인 기자회견을 가졌다.

통신+수도권=흥행 요소
“매진 행렬… 관중 700만 시대” “여성관중 40% 돌파” “독특한 응원 문화”….
지난해 프로야구는 흥행에 성공했다. 8구단 체제에서 532경기로 관중수 715만여 명을 돌파했다. 10구단 체제가 되면 720경기로 늘려 계산할 경우 관중수는 968만여 명에 이른다. 1,000만 관중 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지난 1982년 6개 구단 체제로 출범해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은 프로야구는 KT 수원의 창단으로 10구단 체제에 돌입하게 됐다. 프로야구 흥행과 1,000만 관중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통신과 수도권이란 흥행 요소의 조합인 KT 수원을 택했다. KT 수원은 올해 구단 창단과 선수 모집 등을 거쳐 2014년에는 2군 리그인 퓨처스리그에, 2015년에는 1군 리그에 정식 참여하게 된다.
KT의 합류로 기존 LG와 두산, SK, 넥센 등과 함께 수도권 5개 구단 시대가 열린다. 두산, 넥센 등 서울팀과의 경쟁 혹은 서울의 LG, 인천의 SK 등과 통신사 라이벌 대결구도 등이 프로야구 흥행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서울-경기-인천 간 지하철이 연결돼 ‘지하철 시리즈'도가능하다.

KT, 2,000억원 통큰 투자
KT 수원의 10구단 합류는 산업적 규모를 갖출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서 프로야구 구단 스스로 살아나갈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프로야구가 단순한 모기업의 홍보 수단이 아니라 진정한 스포츠 산업으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KT는 1군 진입 전까지 2년간 650억원(가입금 30억원, 야구발전기금 200억원, 예치금 100억원은 KBO에 별도 납부)을 10년간 연간 200억원씩 총 2,000억원 이상의 ‘통큰’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구단의 질적 성장을 지속적으로 도모해 2024년 이후 우승과 흑자 경영을 하는 것이 목표다.
KT는 먼저 2015년 1군 리그에 뛰어들기 전까지 선수단 구성과 수원 인근에 2군 구장 및 최첨단 숙소 건립, 구단 운영비 등에 650억원을 쏟아붓는다.
주영범 KT 스포츠단 단장은 “선수 수급에 250억원, 숙소 건립에 200억원. FA에 80억원 정도를 투자한다”며 “선수와 구단이 안정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하기로 그룹에서 합의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기술과 야구의 결합
이와 관련, 이석채 KT 회장은 “미국에선 야구장 자체가 문화의 일부분”이라며 “정보통신기술(ICT·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과 야구를 결합해 야구장에 가면 재미있다는 말이 나오도록 야구단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KT 야구팀이 재밌게 한다는 차별화된 포인트를 ICT로 서포트할 것”이라며 “어떤 서비스를 할지는 연구 중이지만 어느 구장보다 와이파이(WiFi)가 잘 터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KT는 ICT를 최대한 활용해 경기장 시설이 자동으로 제어되고, 스마트 기기를 통해 입장권 예매와 결제, 주차 정보 확인 등을 할 수 있는 최첨단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또 각종 센서와 모바일 기기가 설치된 체험존 놀이 공간도 마련한다. 첨단 기술과 팬 서비스가 야구장에서 결합하는 ‘빅테크테인먼트’(Baseball 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tainment)는 KT의 부담으로 리모델링하는 수원구장에 도입한 뒤 2020년 완공 예정인 돔 구장에도 적용된다.
수원구장은 2007년까지 현대 유니콘스가 홈으로 사용했으나 지난 5년(2008년~2012년)동안 프로 경기를 치르지 않아 그라운드 상태가 악화됐다. 현재 수원시는 만여석 규모의 수원구장을 내년까지 2만5,000석 규모로 늘려 KT에 25년 동안 무상 임대키로 하고 증축공사에 들어갔다.

 

▲수원구장 야간경기 모습(위사진)▲리모델링에 들어간 수원구장 전경.(아래왼쪽사진)
▲KT수원은 지난 1월17일 KBO정기총회에서 프로야구10구단 가입을 최종승인 받았다.(아래오른쪽사진)

수원시, 2020년까지 돔 구장 건설
또한 수원시는 서수원 일대의 국유지를 매입해 오는 2020년까지 4만석 규모의 돔 구장을 건설해 복합문화레저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야구장 주변은 스포츠, 문화, 휴식이 복합된 스포츠문화단지로 개발된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수도권으로서 가장 많은 여러 가지 문화공연이라든지 컨벤션, 그리고 WBC라고 하는 세계적인 국제야구행사 같은 것도 비시즌인 겨울철에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돔 구장이 꼭 필요하다”며 “시장성과 접근성을 최대한 살려 수원이 ‘프로야구의 메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KT 수원의 적극적인 투자와 전폭적인 지원아래 선수단은 우승을 구단은 흑자경영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야구는 최고 인기종목이지만 재무제표는 만성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야구의 현실이다.
10구단 체제에서는 팀당 500만명 정도의 인프라를 유지하는 셈이다. 반면 우리보다 프로야구를 일찍 시작한 미국(인구 3억1,300만명, 30개 구단)과 일본(인구 1억2,700만명, 12개 구단)은 팀당 1,000만명 이상의 인프라를 갖췄다.
사장은 지난해 인터뷰에서 “그렇게 긴 역사를 가진 나라들이 괜히 12개 팀으로 운영하는게 아니다”라며 “관중동원의 한계 등을 살펴보면 시기상조이고 9구단, 10구단 문제는 앞으로 5년이나 10년뒤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말한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KT가 꺼내든 독립리그 창설이나 돔 구장 건설은 획기적인 시도다. 막강한 자금력과 추진력을 가진 KT의 강력한 의지 표현이기도 하다. KT는 그동안 사격, 하키 등의 비인기종목을 30년간이나 유지해왔고, 축구대표팀을 12년간 지속 후원하는 등 스포츠에 대해 뚝심있는 지원을 해왔다.
김종 한양대 체육대학장은 “10구단 체제로 중흥기를 맞기 위해서는 저변확대가 제일 중요하다”며 “초중고 우수 선수를 양성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야구 흥행의 조건은 뭐니뭐니해도 경기력이다. 우수한 선수를 양성해 수준 높은 경기를 선보이는 것이 저변확대의 지름길이다.

▲1월 4일 KT 수원의 홈 구장이 될 수원구장에서 수원구장 증축 및 리모델링 기공식이 열렸다. 

 

당장 선수 수급 문제 시급


10구단 체제에서는 경기 방식이 변화한다. 2001년부터 단일 4강 포스트시즌 체제를 유지해왔는데 10구단 체제에서는 구단 증가에 맞춰 5~6위 팀까지 기회를 주는 5~6강 포스트시즌 제도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수도 하루 4경기에서 5경기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KT가 1군에 합류하는 2015년 이후에는 하루에 수도권 4개 구장에서 경기가 벌어질 수도 있다. 8개 구단 체제로 운영되던 프로야구는 지난해까지 팀당 133경기(팀간 19차전)를 치렀다. 하지만 10구단 체제가 되면 일본과 같은 팀당 144경기 체제를 갖출 수 있다. 8구단 체제였던 지난해 총 532경기를 치렀고, 올해는 576경기, 10구단 때는 720경기가 열린다.
10구단 체제 출범에 따른 선수 수급 문제도 시급하다. 2월 중순까지는 스카우트와 코치진을 구성해야 2014년 2군 리그 출전에 대비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우수한 아마추어 선수들을 육성하는 것 못지않게 선수 모집 등에서 타 구단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 김종 한양대 체육대학장은 “10구단은 동업자 정신을 가져야 한다”며 “경기력에서 균형을 잃게 되면 팬들도 떠나기 때문에 KT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9개 구단들의 협조가 잘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l phj@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