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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通

40년간 전세계 병따개 3,000개 수집

<나의 컬렉션>

 

 

40년 간 전세계 병따개 3,000개 수집

김훈동 ()수원예총 회장

 

빨간 벽돌 2층집 안은 박물관을 옮겨 온 듯 했다. 수십년 간 수집해 온 각종 컬렉션들이 집안 곳곳을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훈동(67) ()수원예총 회장은 수집가라기보다는 수집광으로 불린다. 그는 3,000여점의 병따개를 소장하고 있다.

농협 경기지역본부장을 역임한 그가 1972년 이천농협 지점장을 지내던 시절, OB맥주 이천공장이 지어졌다. 공장 준공 행사에 초청을 받은 김 회장은 OB홍보관을 둘러보다가 진열 품목 중 왜 병따개는 없는지 관계자에게 물었다. 맥주가 유명한 독일에서는 예술품으로 승화된 병따개들이 수없이 보존, 개발되고 있지만 술 좋아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몇 번 사용하면 부러지는 플라스틱 병따개가 고작이었다. “그래, 아직 아무도 수집하지 않았다면 내가 한번 모아보자.”

그렇게 38년째 병따개 수집은 계속돼오고 있다. 전세계 병따개는 거의 다 손에 넣었다. 외국 출장과 여행을 수도 없이 다니면서 하나 둘 모으기 시작한 병따개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아졌다. 병따개 수집가로 소문이 나고부터는 지인들이 해외를 다녀오면서 김 회장 선물로는 꼭 희귀한 병따개를 챙겼다.

유럽 여행 중 원숭이 모양의 병따개를 사기 위해 비행기표를 바꾸기도 했고, 공항 검문검색에 적발이 되도 병따개 취미 수집가로서 인정받아 무사통과하기도 여러 차례.

모차르트 탄생 150주년 병따개, 88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 병따개, 샌프란시스코의 기타 치는 병따개, 희귀 동물, 인형, , 종 등 다양한 문화예술을 담고 있는 세계 각국의 병따개는 내구성과 견고성에 있어 산업발전의 정도까지 보여준다.

지난해 11월에는 43년 동안 수집한 잡지 창간호 9,000여점을 수원시 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한 김 회장은 컬렉션에 대한 열정이 삶을 젊게 만든다고 말한다.

박현정 기자 phj@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