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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혈약] 당귀 천궁 등 사물탕, 보혈에 좋아

Health-약초와 건강 ④보혈약
당귀 천궁 등 들어간 사물탕, 보혈에 좋아

지난 동안 생활 속에 필요한 약초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으니 앞으로는 한약에 많이 사용되는 약초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겠다. 중약대사전 같은 백과사전에는 약 만여 종의 약초가 수록되어 있으나, 시중에 단 한번이라도 유통되는 생약은 약 900여 종이 되며, 생약학 책에는 300~400여 종의 생약을 수록하고 있다.
이중에서 시중에서 흔히 유통되는 생약은 90여종이며, 일반적으로 한의원에서 흔히 처방하는 생약은 의원에 따라 다르나 30~50여 종이다.

우리가 흔히 보약이라는 것은 보혈약과 보기약으로 나누며, 이는 음양의 이치와 같아서 기가 잘 순환되지 않으면, 기가 막힌 일이라 혈도에 따라 순환을 멈추고, 이 증상이 빈번하거나 오래되면 병을 일으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소위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 되는 이유이다. 반면에 성인병의 대표적인 질환인 고지혈증이나, 고콜레스테롤증, 고혈당증 등, 피의 병변이 생겨 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동맥경화증, 심근경색, 뇌경색, 정맥류, 당뇨병 등 기막힌 병이 생기게 마련이다.
따라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피를 중요한 병변의 요인으로 생각하고, 옛날 로마의 귀족들은 파티할 때 정기적으로 손의 경동맥을 잘라 소위 나쁜 피를 흘려보내는 일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소위 영양분과 필요한 요소들을 공급하는 동맥과 체내의 노폐물을 운반하는 정맥이 폐, 간, 신장 및 근육조직에서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서로 교환이 된다는 것이 밝혀진 것은 17세기에 이르러서야 윌리엄 하위에 의하여 완성된 일이다.
반면에 동양의학에서는 피의 온과 냉을 말할 뿐이나, 서양의학에 없는 경락 이론을 도입하여 기혈의 흐름과 신경절을 조절하는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방의 기본 보혈약으로는 흔히 사물을 이야기 하며, 이는 당귀, 천궁, 백작약, 숙지황을 일컫는다. 이 중에서 당귀와 천궁은 큐마린계 화합물과 무수프탈산계 화합물로 모두 피를 파괴하는 작용을 하는 물질을 함유한 약초이다. 결국 동양의 사고방식도 서양과 같아 나쁜 피를 제거함으로서 새로운 피를 생기게 한다는 역설적인 이론을 의학에 도입한 예라고 볼 수 있다. 사실 보혈약이라고 하기보다는 혈전을 제거하는 정혈약이라고 보아야 옳겠다. 따라서 혈전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단기간 사용하는 것은 좋으나,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권할 만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사물탕의 기본 처방약이며, 사물탕 역시 보약의 기본 처방을 구성하는 것이니, 결국 흔히 우리가 말하는 보약을 한의원의 처방 없이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삼가야 할 일이다.
백작약은 진통 및 진경작용이 우수한 파에오닌이라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감기, 두통, 몸살에 좋다는 것은 지난 호에 거론한 바이며, 사물에 숙지황을 포함하는 것도 나름 선조들의 지혜를 엿보게 하는 것이다. 지황은 신장의 군약으로 신장은 체내의 노폐물을 걸러내는 중요한 장기이니 결과적으로 피를 깨끗이 하는 역할을 도와주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지황은 각종의 아미노산과 당 및 다당류와 이리도이드계 화합물을 함유한 대표적인 약초로 땅의 정기를 함유한 것이라 하여 지황으로 이름 지어진 것이다.
특히 이를 사인주에 구증구폭한 숙지황은 당연히 지황에 함유된 당이 고분자인 폴리머화 되어 다당류로 변하여 검고 윤기 나는 색을 띄게 되며, 이에 함유된 다른 성분도 당과 결합한 배당체 화합물로 변화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지황에 함유된 성분은 물론 다른 약제와 함께 처방하여 사용하면 다른 성분들의 체내 흡수를 늦추어 작용을 부드럽게 하는 효과를 낸다. 즉, 당귀와 천궁의 파혈작용을 조절하는 역할을 겸해서 하게 될 것으로 사료된다. 따라서 약초를 단일 품으로 사용할 때와 처방해서 다른 약초와 함께 사용할 때의 장단점을 면밀히 검토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지옥표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