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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通

좋은 와인이란

<와인>

 

조화롭고 균형 잡힌 맛 배어야 최고

좋은 와인이란

 

매년 느끼는 것이지만 연말에 복잡하고 분주하던 마음은 새해가 되면 차분히 가라앉으면서 한해의 계획을 세우게 된다. 그러면서 지난해의 삶의 태도를 반성하게 되고 그 치열한 반성과 고민 끝에 비로소 새해에 품어야 할 희망을 잉태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2010년 경인년을 맞아 새해의 희망을 가꾸어 나가는 출발점에서 서서 삶과 와인에 대해서 논해보고자 한다.

가끔 어떤 와인이 좋은 와인인지를 필자에게 물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때 필자는 여러 맛들이 잘 어울려 맛의 균형이 잘 잡힌 와인이 좋은 와인입니다라고 답을 해 준다. 그 균형을 이루는 와인의 맛은 크게 세 가지인데, 단맛과 떫게 느껴지는 쓴맛 그리고 신맛이다. 이 세 가지 맛이 너무 돌출되거나 너무 밋밋하지 않게 조화를 이룬 와인이 바로 균형이 잘 잡힌 와인이다. 와인에 심취하면 할수록 이렇게 조화와 균형이 잘 잡힌 와인을 찾아 나서게 되며 그러한 와인을 맛보면서 마치 인생에서 꼭 이루어야 할 하나의 도(?)를 이룬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때도 있다.

그러고 보면 사람도 조화와 균형 감각이 좋은 사람이 다른 이들에게 신뢰와 안정을 주는 것 같다. 그러한 감각을 키우려면 우선 그 사람의 인성 자체가 좋아야 하고 삶을 지속하면서 스스로를 개혁하는 부단한 노력이 거듭돼야 조화와 균형이 잘 잡힌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 않나 싶다.


와인 역시 조화롭고 균형이 잘 잡힌 와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와인을 생산하는 환경(떼루아)이 우선 좋아야 한다. 그리고 사람도 그렇듯이 와인을 생산하는 생산자가 모든 정열을 다 쏟아 부어 오랜 기간 숙성해야 비로소 제대로 인정받는 와인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와인을 키우는데 정열을 다 바치는 생산자들은 와인을 생산하는 토양의 흙까지 맛보면서까지 포도나무를 키운다. 그렇게 자식같이 뒷바라지를 하며 포도나무를 키우고 수확한 후 양조과정을 거치고 또 오크통에 넣어 일년 이상 숙성을 시켜야 우리가 말하는 신의 물방울로 탄생하는 것이다. 유기농 포도주스는 와인과 똑같이 자연산이지만 열처리과정을 거친다. 인체에 유해한 생산과정을 거치지 않는 술은 지구상에서 오로지 와인뿐이다. 그러기에 와인은 그저 단순한 술이 아니라 삶 그 자체이며 하나의 거대한 문화인 것이다.

와인은 대자연의 음료라서 그런지 몰라도 비즈니스를 하는 자리든,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과 즐기든지 간에 그 자리를 활기차게 만들어 준다. 또 와인 한 병마다 무궁무진한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이야기를 잘 활용하면 모임자리를 만들면서 목적했던 효과도 거둘 수 있고 또 자리가 어색해져 무안할 일도 없다.

가끔 삶을 살면서 혼란이 올 때가 있다. 그 때 혼자서 내 안의 나를 대면하며 이런 저런 물음을 하다 와인 한 잔이 생각날 때가 있다. 그 때 맛이 조화롭고 균형이 잘 잡힌 와인 한 잔이 주는 여유는 어쩌면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새해에는 부족하나마 조화와 균형감각을 잃지 않도록 마음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또 기왕이면 다른 이들이 품는 새해의 새 희망에 도움이 되는 와인같은 존재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고.

조세현 ()마스터쉬핑라인 대표이사 sewonlc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