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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通

CEO와 冊 | 박근호 씨엔티교역 대표의 '살아 있는 날의 선택'

“삶을 행복하게 마무리하는 웰다잉”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의식 불명 상태에 빠진다면? 내가 식물인간이 된다면? 가족과 의사가 나의 병을 숨긴다면? 말기 암환자라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박근호(59) 씨엔티교역 대표는 “식물인간 안락사 문제가 사회에서 논란이 됐을 때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봤다”며 “가능성 없는 삶에 무한정 집착하는 것은 헛된 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고 말했다.
책 읽기를 즐기는 박 대표는 <살아 있는 날의 선택>이라는 에세이를 읽고 아름다운 삶, 건강한 죽음을 완성하는 지혜와 조언을 얻었다. 삶은 선물이고 죽음은 선택인 만큼 살아 있는 날, 살아 있는 이들을 위한 합리적인 죽음 대책이 필요하다.
박 대표는 “죽을 때 후회가 없도록 매일을 열심히 살아야 하고, 죽음 이후 남겨진 가족들의 삶에 대한 전략이 있어야 한다” 며 “내 자신과 관계있는 사람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살아 있는 날의 선택>은 의료윤리 담당 펠로우 등을 역임한 저자 유호종 씨가 죽음에 대한 공부를 갈무리한 결과물이다. 죽음에 대한 공포나 외면은 무지의 산물일 뿐이며 잘 살기 위해서라도 죽음에 대해 올바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준 비할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역설하고 있다. 이 책은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행복하게 갈무리하는 웰다잉(Well-dying)에 의해서만 웰빙(Well-being)이 완성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사람으로서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 준비하고 선택해야 하는 유언과 유언장 작성 문제, 의료 문제들(연명치료, 치유치료, 호스피스 등)까지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다.
또 이 책은 직접 작성할 수 있는 유언장, 의식이 분명할 때의 의료조치에 대한 요청서, 특정 의료조치 요청서(Living Will), 의료 관련 가치관 표명서, 의료 대리인 지정서 등의 양식을 담은 ‘윌페이퍼(Willpaper)’ 를 책속 부록으로 제공하고 있다.
박 대표는 “책속 부록에 나와 있는 양식들을 직접 작성해보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남은 삶에 대한 각오를 다질 수 있을 것” 이라며 “후회 없는 삶은 곧 후회 없는 죽음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 대책도 세워 두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죽음을 맞게 되면 자기 삶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게 되고, 남은 가족들은 큰 곤경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며 “로또 1등보다 돌연사의 확률이 훨씬 높다는 것을 안다면 로또 1등을 기대하며 복권을 사기보다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비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현명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화학 장비를 제조, 수출하고 있는 박 대표는 “잘 살고자 하면 반드시 잘 죽는 법을 알아야 한다”며 좋은 삶과 좋은 죽음을 모두 성취하고 싶다면 <살아 있는 날 의 선택>을 꼭 읽어보라고 권한다.

박현정 기자 l phj@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