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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해외창업아이디어 | JWT 싱가포르의 '맞춤형 메모리향수 키트'

기억을 되살리는 나만의 향수





“눈에 보이지 않으면서도 타인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최고의 액세서리는 향수다.”
프랑스의 유명한 디자이너 가브리엘 샤넬은 향기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람의 오감 중 후각은 미각과 더불어 가장 정직한 감각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후각의 중요성은 프랑스 작가 M. 프루스트의 책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책의 주인공인 마르셀이 홍차에 적신 과자 마들렌의 냄새를 맡고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은 향기와 기억의 밀접한 상관 관계를 말해주는 대표적인 장면으로 꼽힌다.
과거의 추억을 향기로 기억하는 소설 속 장면을 현실의 제품으로 재현해 낸 기업이 있다.
글로벌컨설팅기업 JWT싱가포르는 세계적인 향수회사 지보단(Givaudan)과 손잡고 알츠파이머와 치매로 고통을 받는 환자들을 위한 맞춤형 메모리향수 키트를 개발했다.
이 키트는 연령, 인종, 가족의 역사와 개인적인 이야기를 기반으로 개별 환자에 맞는 맞춤 향기를 담아내고 있다. ‘엄마의 요리’, ‘친구들과 뛰어놀던 교실 안 나무향기’, ‘갓 잘린 잔디’ 등 각각의 향기는 재활 전문가 및 치료사와의 긴밀한 협조 아래 환자들의 잊혀진 기억 속 장면들을 되살리는 데 도움을 준다.
이를 위해 JWT싱가포르와 지보단은 각 환자의 가족력과 학교, 직장, 사는 지역을 조사해 그 지역 사원의 향과 각종 허브, 요리에 사용되는 향신료 등 특정 지역 및 상황을 떠올릴 수 있는 향기들을 수집하고 있다고.
주희 칼리아 JWT싱가포르 디렉터는 “후각은 우리의 감각 중 가장 본능적인 감각 중 하나”라며 “특히 향기는 사람들의 기억과 강력한 연결 고리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사람들의 삶과 기억 속에는 이를 떠올리게 하는 향기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독특한 향기가 알츠하이머 혹은 치매 환자들의 기억과 감정을 되살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인별 맞춤형 메모리향수 키트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JWT싱가포르는 싱가포르 내 요양시설과 협력해 맞춤형 메모리향수 키트를 테스트한 결과, 일부 환자의 추억과 감정을 자극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양시설 관계자는 “치매 환자에 대한 치료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그들을 다시 현실 세계로 되돌리는 것”이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들은 자신이 즐겨 먹었던 음식과 과거의 활동, 주변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잃게 되는데 향기는 환자들에게 자신의 기억 속 감각과 감정을 상기시키는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기존 향기요법이 기분을 좋게 하는 데 사용되었다면 이번 맞춤형 메모리향수 키트는 세계 최초로 향기를 통해 환자에게 감정적 기억을 연상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맞춤형 향수 키트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환자 멍에 킨(85)의 딸은 “키트의 향기를 맡은 후 어머니가 가족과 치료사와의 대화에 참여하는 횟수가 늘고 있다”며 “이 맞춤형 향수 키트 프로젝트가 그녀의 기억은 물론 그녀의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요양시설에서 진행한 맞춤형 메모리향수 키트 테스트의 성공에 힘입어 JWT와 지보단은 현재 싱가포르 최대 병원과의 협력으로 프로젝트를 한 단계 확장해 진행 중이다.
(자료출처:www.jwt.com)


이미영 기자 l misaga@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