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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通

COMPANY | ㈜우림

新개념 ‘전등갓’으로 新시장 개척
형광등 끼우면 200% 밝아져… 미국·필리핀 등 해외에서 더 인기


 

 

▲우림에서 개발한 신개념 전등갓. 형광등에 끼우기만 하면 두 배로 밝아진다.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흔히 전등의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더 적은 전력으로 더 많은 빛을 내도록 해야 한다. 여기서 에너지효율의 주체는 전등이다. 그런데 전등이나 전력계통을 전혀 손대지 않고 두 배나 밝은 빛을 낼 수 있는 기술이 있다. 성남에 위치한 ㈜ 우림(www.donbandi.com·대표이사 홍순황)이 바로 그 기술을 가진 주인공이다. 이 회사의 기술은 전등갓에 있다. 기존 형광등에 이 회사의 전등갓을 장착만 하면 두 배나 밝아지는 빛의 마법을 만날 수 있다.

형광등 한 개 끄는 효과
“이 제품은 어디에 속하는지 제품 분류도 없고 시장도 없었습니다. 때문에 개발해서 제품을 내놓아도 매출이 별로 없었죠. 그래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홍순황(50) 대표는 제품을 설명하기에 앞서 그동안의 어려웠던 이야기부터 꺼내 놓았다. 이 회사의 반사갓은 뒷면은 반사시트, 앞면은 확산시트로 되어 있다. 여기에는 간단해 보이지만 오랜 시간 노력에 의해 개발되고 업그레이드된 기술이 숨어 있다. 이 반사갓의 전반사율은 99%, 확산반사율은 96%에 이른다. 일반 반사갓이 83~85%의 반사율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빛 손실을 거의 없애 효율을 극대화한 것이 포인트다.
무엇보다 이 제품은 기존에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혁신 제품’ 이라 할만하다.
“초기 제품은 형광등보다 약 75% 더 밝았습니다. 이 정도만 해도 괜찮은 수준인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애매했던 거죠. 형광등 두 개가 설치되어 있다면 하나를 빼는 정도가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겁니다.”
홍 대표는 “그래서 제안을 들어가면 막히는 것이 많았다”고 했다. 현장의 요구는 형광등 한 개를 뺄 정도의 효율을 원했다. 홍 대표는 그런 제품을 개발하자 결심하고 지난해 말, 현재의 제품을 만들어냈다. 굳이 분류한다면 전등 액세서리라고 할 수 있는 ㈜우림의 반사갓 상품명은 ‘반디’. 본격적인 시판은 올 5월에 들어서야 시작됐지만, 효율을 200% 까지 높인 신제품은 에너지효율을 중요시하는 많은 사업장에서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너무 쉬운 사용법, 안전성은 최대
반디는 크게 일반 형광등용 반사갓과 삼파장 형광등용 반사갓, 그리고 다운라이트 반사갓 등이 있으며, 소비자가 직접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DIY 세트도 있다. 제품 수는 26가지. 가격은 크기에 따라 1,000원대에서부터 5,000원대까지 다양하다.
가장 큰 장점은 장착이 용이하다는 점. 기존 전등갓의 구조나 시설을 바꿀 필요 없이 형광등을 반디에 꽂아 기존 형광등갓에 장착하면 된다. 홍 대표는 “전기용품이었던 반사갓을 생활용품으로, 리필 개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했다.
또 현재 사용되는 금속 반사갓은 시간이 지나면 열과 자외선 등에 의해 누렇게 변색되지만, 반디는 소재가 백색광학성 플라스틱(PP·PET)로 되어 있어 그럴 염려가 없다. 안전성도 뛰어나다. 특히 밀폐형 반사갓은 형광등을 완전히 둘러싸고 있어 떨어지거나 했을 경우 유리가 비산되는 것을 막아준다.
이 제품은 식품회사와 같이 교체 중 깨지거나 하면 제품 전체를 쓸 수 없게 되는 곳에 특히 유용하다.
현재 반디가 설치된 곳은 국회의사당, 연세대, 건국대, 인제대, 서울대병원, 홈플러스, 롯데마트, 오뚜기식품, 삼육식품, 송파도서관, 농협하나로마트, 반도체 회사인 하나마이크로 등등이다. 또 경희대에서도 2만개 정도를 발주했고, KBS에도 제안이 들어간 상태다.

신시장, 도전은 계속된다
㈜우림의 제품 카탈로그 첫 면에는 ‘돈 잡는 반디’라는 카피가 크게 적혀있다. 실제로 국회의사당 의원사무실이나 복도 등에 설치된 3열의 형광등이 반디를 설치하고 나서 하나씩 빠졌다. 형광등 1개는 하루 약 100원의 전기를 소모한다. 형광등 1만개를 사용하는 공장의 경우 반디 200 시리즈를 사용하면 절반인 5,000개를 빼도 동일한 밝기를 얻을 수 있어 매일 50만원을 아끼는 셈 이라고.
이 주장은 단순히 회사가 내놓은 홍보가 아니다. 실제로 반디는 다수의 특허와 전문시험기관의 시험성적서 등을 확보한 제품이다. 녹색에너지우수기업대상 수상, 제1회 대한민국 로하스 어워드 장려상 수상, U-Life Idea 공모전 U-Green 분야 우수기업 선정, 대한민국 미래 패키징 신기술 정부 포상 등은 반디의 기술력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이런 기술력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정받고 있다. 현재 미국, 일본, 몽골,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에 수출하고 있고 스칸디나비아 반도와 인도네시아 등에는 수출협상이 진행 중이다. 이 회사의 매출 중 약 80%가 수출로 이루어지고 있다. 아직은 매출이 크지 않지만, 본격적인 영업이 올 5월부터 시작된 것을 감안하면, 내년부터는 매출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홍 대표는 내년 매출 목표를 15~20억원으로 잡고 있다. 그는 “매출이 안정되고 시장의 폭을 넓히면 연 50억원 매출도 가능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원래 없던 제품을 만들었던 만큼 앞으로도 도전을 계속하겠다는 각오다.


이신덕 기자 l oponce@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