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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通

COMPANY | 서울산업기술㈜

제품 성능·신뢰성 검증 최강 솔루션 갖춰
신제품 위한 부품 성능 시험장비 개발 공급… 세계 최고·100년 기업 목표

 



▲서울산업기술㈜의 주력제품인 엔진배기열모사장비.

자동차는 매년 수많은 모델들이 나오고 제품에 따른 성능이나 요구 사항 등이 모두 다르다. 그러다보니 제품마다 거기에 맞는 부품들이 새로 만들어 질 수밖에 없다. 같은 역할을 하는 부품 이라 할지라도 모델마다 요구하는 성능과 크기 등이 다른 것. 완성차가 만들어 지지 않은 상태에서 설계에 맞춰 부품을 만든다면, 과연 이 부품이 요구하는 성능에 맞는 것인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 물음에 시원하게 해답을 내놓은 회사가 있다. 바로 서울산업기술㈜(www. seoulie.com, 대표이사 오상택)다.

회사 자체가 연구소
서울외곽고속도로 토평IC를 나와 강변북로 덕소·양평 방향으로 5분여를 가면 서울산업기술㈜ 사옥과 만날 수 있다. 건물 외관이 유리로 꾸며진 사옥은 제법 넓은 잔디밭과 소담스러운 정원을 갖춰 운치를 더한다. 라이브카페였던 건물을 사들여 재단장한 것이다.
2층 구조의 건물은 내부 중앙부가 트여 있다. 1층 안쪽 높다란 무대 위에 악기들이 설치되어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그 앞으로는 무대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기계와 부품들이 테이블에 놓여 있고, 직원들이 그 앞에서 업무에 열중하고 있었다.
한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2층 사무실에서 만난 오상택(49) 대표는 “회사 자체가 연구소”라고 말했다. 오 대표의 말은, 이 회사가 만드는 제품들을 보면 이해가 된다. 이 회사의 주 고객은 자동차 완성차 3사와 1차 벤더 회사, 엄격히는 이들 기업의 연구소다. 자동차 신모델을 개발할 때 설계와 디자인에 맞춰 부품을 개발해야 한다. 새로운 자동차를 개발할 때 라디에이터나 에어컨 등 모든 부품은 크기, 효율, 성능, 내구성 등등 신차의 성능에 맞는 요구사항이 있게 마련이다. 문제는 이들 제품을 차에 달고 주행해보지 않는 이상 요구 성능에 맞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것. 서울산업기술㈜의 제품은 바로 이 때 필요하다.
실증할 자동차가 없는 상태에서 똑같은 환경을 만들어, 부품의 성능을 시험할 수 있도록 하는 설비를 제작하고,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 서울산업기술㈜의 일이다. 그래서 이 회사의 제품은 같은 제품이 하나도 없다. 모두 한 번으로 끝나는 프로젝트들이다.
“우리 회사는 이론적인 것을 실험을 통해 증명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피라미드로 치면 최상층부에 해당하는 제품을 만듭니다.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수요도 고객도 거의 없습니다.”
오 대표는 “그래서 회사의 규모를 키우기는 힘들다”고 말을 이었다.

같은 제품은 하나도 없다
서울산업기술㈜의 주력 사업은 라디에이터, 콘덴서, 히터, 인터쿨러, EGR쿨러, 오일쿨러, A/C 컴프레셔 등 ‘열유체를 교환하는 부품의 시험설비를 연구 개발하는 일’이다. 이 회사의 주력제품군과 지적재산권 보유현황은 <표>와 같다.
오 대표는 “우리 회사의 모든 제품은 하나 밖에 없다”며 “그렇지만 어떤 요구에도 맞출 수 있는 기본이 되는 기술력은 갖추 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 회사에서 요구되는 능력은 ‘경험’이다. 오 대표는 “우리 일을 가르치는 곳은 없다”고 말한다. 회사에 입사해 일을 하면서 배워야 하기에 서울산업기술㈜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평균 5년 이상의 근속연수를 갖고 있다.
사업 분야가 특별하다보니 영업방식도 특별하다. 이 회사는 주로 해외 전시회를 통해 마케팅을 한다. 특히 ‘Automotive testing’이란 잡지가 독일 슈트트가르트와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매년 개최하는 ‘Automotive testing expo’에는 꼭 참가한다. 잡지 자체가 특수한 분야의 사람들이 보는데다가, 전시회 역시 그 분야의 사람 들만 모이는 소규모 전시회다. 이 전시회는 아시아 시장이 커지면서 최근 우리나라와 인도, 그리고 중국에서도 매년 개최되 고 있다.


▲ 사옥 앞에서 임직원들이 함께 한 단체사진.

지난해 ‘100만불수출탑’ 수상
서울산업기술㈜는 최근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오 대표는 “국내는 포화상태라 비즈니스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미 서울산업기술㈜는 해외에서도 유명하다. 이 회사가 제품을 납품한 회사 중에는 독일의 MODIN(본사는 미국)이라는 회사가 있다. MODIN이 1,100도 고온의 엔진배기열모사장비의 개발을 요청했 는데, 당시 미국과 독일 기업들이 이 시험 설비를 만드는 것에 실패했다. 이 정도의 고열에서 웬만한 소재는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 장비를 개발해 납품한 곳은 서울산업기술이었다.
이런 종류의 시험장비를 처음 국산화한 것도 오 대표였다. IMF 외환위기를 전후해 대부분의 관련 시험장비는 수입품을 사용했다. IMF를 맞자 환율이 두 배로 치솟고 덩달아 수입품의 가격도 두 배로 뛰었다.
당시 오 대표는 이 제품을 수입하던 회사의 연구소장으로 국내에서 만들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도면을 받아 재설계를 해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관련 외국기 업 국내업체들 중에는 가능하지 않은 일 이라고 말하는 곳도 있었다. 하지만 제품화에 성공했고, 이 회사들이 찾아와 함께 일하게 됐다고 한다.
그리고 당시 설비를 공동으로 국산화했던 회사는 자체 시험 외의 시간에 현대, 대우, 볼보 등에 하루 1,000만원 상당의 사용료를 받으며 대여하는 일까지 했다고. 그 이후 볼보에서 의뢰가 와 볼보에도 납품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볼보와 계속 거래하게 됐고, 감사패까지 받게 됐다.
이외에도 미국과 중국 등으로도 수출했고, 최근에는 인도의 기업과도 계약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서울산업기술㈜은 지난해 제49회 수출의 날을 맞아 ‘백만불수출탑’을 수상했다.

목표는 ‘세계 TOP’
오 대표의 목표는 ‘양산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현재 준비 중인 제품은 ‘에어 플로우 메터(Air Flow Meter)’다. 원래 이 제품은 미국에 있는 한 회사가 만들었다.
사옥이 산속 그림 같은 곳에 있어 오 대표가 롤 모델로 삼았던 회사였다. 그런데 이 회사가 망하면서 그 회사 제품을 수리 보수해주는 일을 하게 됐다. 이 일을 계기로 에어 플로우 메터를 만들었는데, 자동차뿐만 아니라 건축 분야의 냉난방 풍량을 측정하는데 응용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또 하나는 전기자동차와 관련된 제품이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냉각시스템’ 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고.
오 대표는 서울산업기술㈜이 100년 넘는 회사가 되길 원한다. 더불어 그는 “세계 탑이 될 거다”고 자신한다. 지금 현재도 일정 부분 이미 세계 탑의 자리에 올라 있기 때문에 허언만은 아니다.
진실하고, 모두에게 공평하며, 선의와 우정을 더하고, 모두에게 유익한 회사. 오 대표가 목표로 하는 회사다.


이신덕 기자│oponce@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