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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通

친환경 강소기업 | ㈜대하전선

㈜대하전선
태양광 분야 최고 부품 회사 꿈꾼다
1978년 설립, 태양광 모듈용 Junction Box 개발 세계시장 도전





▲대하전선에서 생산 중인 특수 와이어 제품들. 큰 사진이 태양광 모듈에 사용되는 Junction Box.

기업은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냉혹한 기업 생태계에서 한 가지 기술로 장수하기란 쉽지 않다. 많은 성공한 기업들이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해 쇠락의 길을 걷는 것은 변화에 인색했기 때문이다.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 경부고속도로 옆으로 난 한적한 도로 옆에 특별한 회사가 있다. 1978년 설립되어 업력 35년을 자랑하는 이 회사는 ㈜대하전선(www. daehacable.co.kr·대표이사 하덕팔)이다. 주요 생산품은 Wiring Harness류, FFC/FPC류, Junction Box 류, Door Lock 공급제품 등 전선, 그것도 특수 와이어 제품들이다. 창업 이후 줄곧 한 우물을 파왔던 이 회사가 최근 새로운 분야로 눈을 돌렸다. 가장 자신 있는 회사의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에 도전한 것이다. 바로 태양광 분야다.

35년 업력의 특수 와이어 전문 생산업체
1978년 대원전자로 출발한 대하전선은 창업 당시부터 삼성전자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출발했다. 당시 이 회사는 삼성전자에 Wiring & Harness를 공급 했다. 1982년에는 삼성전자 협성회 정규 회원사로 등록됐다. 1985년에는 사명을 ‘대하전선’으로 바꿨고, 그해 삼성전자 우수협력사 수상을 했다. 대하전선과 삼성전자와의 인연은 지금도 변하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긴 업력만큼 회사의 기술 및 영업 기반 도 탄탄하다. 1997년에는 멕시코에 미주 법인을 설립했고, 2000년에는 중국에 제 1공장과 함께 법인을 설립했다. 2003년에는 중국 천진에 영업소를 개소하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고, 2007년에는 미주법인을 확장 이전하는 동시에 중국에 2공장을 설립하는 등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러한 노력은 2006년 유럽 및 일본업체 하네스 공급 추진과 2011년 슬로바키아·헝가리에 동유럽 거점 확보 및 사업 시작, 2012년 러시아 진출 등 본격적인 해외경영으로 이어졌다. 2009년에는 FPCB(Flexible PCB, 유연성 있는 절연기판을 사용한 배선판) 가공 사업을 시작하면서 제품 및 사업의 외연을 넓혔다. 2009년은 대하전선에 있어서 여러 모로 의미가 깊은 해였다. 새로운 사업의 시작과 함께 중앙연구소를 개설했고, 11월에는 ‘1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태양광 모듈용 정션박스로 친환경 시장 도전
중앙연구소(소장 엄재홍) 개설과 함께 대하전선은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한다. 바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다. 당시 정부는 녹색성장을 국가신성장동력으로 설정하고 관련 정책을 적극 추진하던 때였다. “국가신성장동력 분야에 기여할 방법을 찾다가 태양광 분야에 진입하게 됐습니다. 저희 회사가 가진 기술과 접목할 수 있는 분야를 찾다보니 태양광 밖에 없었죠. 지금 현재 보다는 장기적으로 가는 사업입니다.” 하덕팔 대표이사는 태양광 사업을 시작하면서 “태양광과 관련된 곳은 안 가본 곳이 없다”고 말했다. 대하전선이 태양광 분야에 도전하면서 처음 도전한 제품은 정션박스와 커넥터다. 정션박스는 태양광 모듈에서 생산한 전력을 여러 개의 커넥터를 통해 상호 연결, 저장장치까지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는 각오로 시작했지만, 정션박스의 개발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하 대표는 “배우면서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고 그간의 어려움을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대하전선은 이 제품으로 2012년 ‘녹색기술인증기업’ 인증을 받았다. 또 태양광 모듈의 단자 박스 방수·방열구조 등 8건의 특허와 10건의 디자인등록을 획득했다. 그리고 UL, TUV 등 해외 인증도 받았다.


① 하덕팔 대표이사. ② 대하전선 사옥 옥상에는 생산되는 제품들의 실제 사용 평가를 위한 태양광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친환경 관련 특허만 23개 보유
대하전선이 개발한 정션박스는 기존제품에 비해 발열량을 30% 이상 줄였고, 전기 저항은 10% 이상 개선했다. 이는 곧 에너지 손실을 그만큼 줄였다는 의미다. 대하전선은 이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중국 제품에 비해 가격은 10% 이상 낮추고 품질은 월등히 뛰어난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대하전선은 박막타입 CIGS 태양광 셀 정션박스를 개발하고 있다. 또 정션박스와 커넥터에 대한 UL과 TUV 추가 인증을 진행 중이다. 추가인증을 진행 중인 기술은 다이오드(15A), 다이오드(25A), 케이블 멀티인증, CTI-1등급, JET인증 추가다.
대하전선이 가지고 있는 친환경 기술보유현황은 특허 23건, 디자인 등록 10건, 녹색기술인증 1건, 기술임치 2건, 신 재생에너지제품인증 2건, 태양광신뢰성평가 인증 20건, 다수의 RoHS 인증 등이다.
주요 거래처로는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연호전자, 한국몰렉스, LS전선, 신화전선, LTK 등 국내 업체들과 보쉬, 미쓰비시, 톰슨, 산요, 슈나이더 등 해외 기업들이 망라되어 있다.
최근 태양광 산업은 주춤한 상태다. 전 세계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저가 공세에 따른 가격경쟁력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대하전선은 투자를 멈출 생각이 없다. 하 대표가 친환경에너지 분야는 앞으로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 비롯 세계 굴지 기업과 거래
대하전선은 경영면에서도 무차입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부채가 전혀 없다. 하 대표의 경영철학은 ‘성장보다는 안정’이다. 그는 “빚 없이 능력껏 하자는 생각으로 지금껏 회사를 이끌어 왔다”고 했다.
대하전선의 올해 매출목표는 700억원. 하 대표는 “35년 업력의 회사로서는 초라하다”고 겸손해 했다. 하지만 대하전선의 경쟁력은 어떤 회사보다 강하다.
엄재홍 연구소장은 중소기업에서 연구개발을 하면서 느낀 점을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제품을 개발하면 내구성과 신뢰성 평가를 해야 하는데, 중소기업이 장비를 모두 갖출 수 없으므로 이런 테스트를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물론 이런 테스트를 할 수 있는 곳이 있지만 워낙 많이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출시시기가 중요한 제품들에게는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라고.
또 연구개발 시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의 효율적인 연계나 협업 시스템도 더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밝혔다.
이제 대하전선은 2세 경영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일흔여섯인 하덕팔 대표이사는 내년에 하병철 부사장에게 경영을 완전히 맡길 계획이다. 이미 가업승계와 관련된 모든 절차는 마친 상태다.
긴 업력만큼 탄탄하게 이어온 대하전선의 역사가 다시 한 번 큰 획을 남기며 비상하기를 기대해본다.


이신덕 기자 l oponce@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