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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通

New Brand | 헌터(HUNTER)

방수를 넘어 패션 진화한 레인부츠
1856년 만들어진 영국 부츠 브랜드… 왕실 품질 보증, 사계절 착용 가능






장마철이다. 국지성 호우와 태풍이 지나간다. 요맘때 대표적인 패션 아이템 중 하나가 레인부츠다. 최근 레인부츠는 방수 기능은 물론 다양한 색상과 길이, 굽 등의 디테일이 가미되면서 스타일과 실용성 두 가지를 모두 충족, 패션피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양털부츠계의 ‘어그’ 겪인 레인부츠계의 대표 브랜드는 영국 브랜드 ‘헌터(HUNTER)’다. 남성적이고 심플한 디자인의 헌터 부츠가 지난 2010년 처음 국내 수입됐을 때 ‘수산시장 장화’라는 비아냥 섞인 별칭으로 불렸다. 그러나 지금 헌터 레인부츠는 가장 패셔너블한 여름 아이템으로 진화했다.
고무로 된 레인부츠는 영국에서 2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1815년 워털루 전쟁을 승리로 이끈 웰링턴 공작이 전쟁터에서도 편하게 신을 수 있는 부츠를 주문했고, 이 때 새롭게 선보인 부츠가 영국군 군화로 사용되면서 웰링턴부츠로 불렸다. 이후 풀숲에서 사냥을 할 때나 진흙탕에서도 신을 수 있는 고무로 웰링턴부츠를 만들어 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웰링턴부츠는 고무부츠로 만들어지게 됐다. 영국에서는 레인부츠를 ‘웰링턴부츠’, ‘웰리스’, ‘검부츠’ 등 다양한 애칭으로 부른다.
비가 잦은 영국에서 웰링턴부츠가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자 1856년 스코틀랜드에 부츠 브랜드 헌터가 설립됐다. 헌터의 창업자 헨리 리 노리스는 미국인이었지만 고무부츠가 날씨가 궂은 영국에서 잘 팔릴 것으로 보고 영국에 회사를 차렸다. 제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헌터의 고무부츠는 영국군 공식 부츠가 됐고, 118만5,036켤레의 고무부츠를 납품했다. 헌터는 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그 품질을 인정받아 영국 여왕과 에든버러 경으로부터 Royal warrant(영국 왕실보증서)를 부여받았다.
헌터 레인부츠가 장마철 머스트해브 아이템 후보로 떠오른 것은 영국을 대표하는 모델인 케이트 모스의 영향이 크다. 2005년 영국 최대의 록페스티벌인 글라스톤베리에서 짧은 쇼츠에 진흙을 잔뜩 묻힌 헌터 부츠를 신은 케이트 모스의 파파라치 사진이 인터넷에 포착되면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후 올슨 시스터즈, 레이첼 빌슨, 힐러리 더프, 린지 로한, 안젤리나 졸리 같은 스타일 아이콘들의 헌터 부츠 착용 파파라치 사진이 인터넷에 퍼졌고, 국내에서도 헌터 부츠를 신은 여자 연예인들이 목격되면서 대중들은 헌터 부츠를 찾기 시작했다. 헌터 부츠로 인해 ‘장화’라는 신발 장르 자체의 인기가 높아진 것이다.
2010년 헌터의 국내 매출액은 22억원이었지만 2011년 68억원으로 3배 이상 뛰었다. 성수기인 장마철(6, 7월)에만 1만5,000켤레(22억5,000만원)가 팔렸다. 현대백화점 헌터 매장 관계자는 “요즘 하루 평균 매출액이 500만원을 거뜬히 넘고 여름 장마시즌엔 물량이 부족할 정도”라고 전한다. 가격대는 9만원 후반에서 20만원 중반대로 비교적 고가임에도 불구, 레인부츠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기능성과 심미성을 고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검정색, 네이비, 원색 등 형형색색의 디자인이 가미돼 다양한 코디가 가능하고, 종아리 굵기에 맞춰 끈을 조절 할 수 있어 편하게 레인부츠를 착용할 수 있다. 레인부츠 본연의 기능으로 장마철에 쾌적하고 위생적으로 신을 수 있다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레인부츠는 장마철에만 신는 것이 아니다. 바닥이 미끄럽지 않아 보온성을 가미한 레인부츠가 겨울에도 절찬리에 판매된다. 사계절 착용할 수 있는 인기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레인부츠는 올해 역시 많은 양의 비가 예상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현정 기자 l phj@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