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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通

CEO와 책 | 추관재 험블 대표의 '워키토키 유럽'

“네 남자의 진짜배기 유럽여행 결과물”
추광재 험블 대표의 <워키토키 유럽>




“두 발로 유럽을 누볐습니다. 그곳 사람들과 걷고 이야기하며 부대끼는 진짜배기 여행을 통해 유럽문화에 대해 배웠지요.”
도난경보전문업체 험블(www.humble.co.kr)의 추광재(43) 대표는 인문학, IT서적 등을 즐겨 읽는 독서마니아지만 지난 4월 <워키토키 유럽 : 네 남자, 유럽인들과의 대화여행>을 펴낸 저자이기도 하다.
추 대표는 “익숙한 유럽이지만 현지인과의 낯선 대화를 통해 특별한 만남을 갖게 됐고, 그 안에서 유럽의 문화를 제대로 읽을 수 있었다”며 “여행을 통해 사업아이템도 발견할 수 있었고, 여행을 통해 오랜 만에 친구들과 모여 책을 집필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워키토키 유럽>은 여타 여행 서적과는 다르다. 유명 관광지와 맛집을 소개하고, 기념사진을 찍을 만한 랜드마크를 알려주지 않는다. 변호사와 도시농부, CEO, 사회 학도 등 4명의 남자가 만나 유럽과 소통하며 발견한 제대로 된 유럽문화를 담고 있다.
책은 네 가지 스토리로 구성됐다. 사회학도 최규동 씨와 CEO인 추 대표는 함께 자전거 두 바퀴에 의지해 독일 곳곳을 누볐다. 첫 번째 이야기는 최 씨가 거대한 농장을 홀로 일구고 있는 독일인 할머니를 만나 복지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직접 듣고 체험한 이야기를 담아낸 것이고, 두 번째 이야기는 추 대표가 농장 할머니에게 들은 교회 이야기를 시작으로 유럽 내 종교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다.
세 번째 이야기는 변호사 황경태 씨가 영국을 여행하며 유명한 피시앤드칩스의 유래에서부터 홍차에 엮인 국제적 사건사고까지 영국의 흥미진진한 문화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마지막 스토리는 도시농부 홍윤선 씨가 농업대국인 프랑스에서 기후와 작황에 상관없이 생산과 유통, 소비의 환상적인 호흡이 맞아떨어지는 유럽의 ‘땅’을 바라보는 한국인 농부의 시선을 담았다.
추 대표는 “여행을 통해 값진 인생 경험을 참 많이도 했다”며 “여행 중 자전거가 고장나 자전거를 수리하는 찰나 여권, 항공권, 유레일 패스 등을 모두 분실했을 때 지금의 사업 아이템을 떠올리기도 했다” 고 설명했다.
그는 뼛속까지 부산사나이다.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대에서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98년 벤처기업 ‘위즈네트’의 창업멤버로 합류했다. 학교에서 벤처기업으로 자리를 옮겨 승승장구하며 연구소장까지 역임했다. 그러나 남은 것은 의문과 회의, 허탈이었다. 비즈니스를 할수록 이윤을 따지게 됐고, 돈과 명예가 유일한 목표가 돼 있는 삶에 염증을 느꼈다. 그래서 2007년 10년만에 회사를 떠났다. 그리고 유럽으로 자전거를 밟았다. 그곳에서 사업아이템도 찾았고, 신뢰를 만드는 회사를 세우겠다고 작정했다.
사람을 자유롭게 하는 IT기업 HUMBLE은 사람을 섬기는 기술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분실도난방지, 미아방지 스마트알람 등을 국내 제조, 오픈마켓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 험블은 제품원가를 공개하고, 기업 간 ‘갑을’ 관계가 아닌 ‘상생’ 관계를 만드는 등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박현정 기자 l phj@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