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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通

Insight GYEONGGI |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를 가다1

 

 


유리와 같은 매끄러움, 쇠와 같은 단단함, 옥(玉)과 같은 아름다움은 도자(陶磁)의 목표다.
고운 흙과 물을 배합해 그릇을 만들고 그 면에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해 고열의 가마에서 구워 내는 예술품. 하지만 여기에 음식을 담고 식수를 채우면 이는 곧 생활이 된다. 문명의 시작과 함께 탄생한 도자는 인간의 삶과 가장 밀접한 생활용품인 동시에 예술품이다.
경기도 이천, 여주, 광주에서는 생활과 예술의 융합품인 도자를 주제로 축제가 한창이다. 지난 9월 28일부터 오는 11월 17일까지, 51일간 열리는 ‘2013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이하 도자비엔날레)’가 그것. 올해로 일곱 번째를 맞이한 신나는 도자 축제의 현장으로 들어가 봤다.

■ 글 l 이미영 기자 · 사진 l 한국도자재단


 

흙과 불의 마법에 빠지다
도자로 소통하는 축제 한마당
예술과 관광 접목한 비엔날레… 11월 17일까지 이천·여주·광주에서 열려


 

경기도에서 2년마다 열리는 세계도자예술의 축제인 동시에 이탈리아 파엔차 도자비엔날레, 일본의 미노 도자비 엔날레와 함께 세계 3대 도자비엔날레로 꼽히는 축제.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의 이야기이다.지난 2001년 경기도 산하 한국도자재단(이사장 강우현)의 주관으로 시작된 도자비엔날레는 매회 세계 도예계의 흐름을 주도하며 한국 도자의 뛰어난 기술과 아름다움을 선보여 왔다.

관람객 수 전년대비 2배 늘어
올해는 9월 28일부터 11월 17일까지, 경기도 이천·광주·여주에서 진행 중이다. 청명한 가을하늘이 높은 10월의 어느 날, 이 축제의 현장을 찾았다. 수원에서 출발해 약 1시간을 달려 도착한 이천 세라피아는 비엔날레를 찾은 여행객들의 행렬로 이미 입구부터 줄이 늘어섰다. 비엔날레는 이천 세라피아와 광주 곤지암도자공원, 여주 도자세상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각 지역별로 특색에 맞는 다양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비엔날레를 좀 더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서는 자신이 원하는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이 어느 지역에서 열리는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메인 전시인 ‘국제지명공모전’과 특별전시 ‘핫루키즈(HOT Rookies)’는 이천 세라피아 창조센터에서 열린다. 메인 전시가 열리는 만큼 사람들로 가장 북적이는 곳 역시 이천이다.
이곳에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올해 도자비엔날레는 단순히 예술 축제가 아닌 예술과 관광을 접목한 예술관광이 컨셉이다. 도자를 몰라도 남녀노소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축제라는 게 비엔날레를 주관한 한국도자재단의 설명이다.
주말을 맞아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이병준(36·시흥시)씨는 “날씨가 좋아서 겸사겸사 비엔날레를 보러 왔다”며 “도자기에 대해 지식도 없고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걱정했는데 재미있게 놀아서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2013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전시를 관람한 입장객은 지난 10월 11일 기준으로 6만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6회 비엔날레와 대비해 같은 기간 2배에 육박하는 수치이다. 이는 순수 유료 전시 관람객만을 집계한 것으로 광주, 여주의 지역 도자 축제 방문객까지 합산하면 수십만에 이른다는 게 재단의 분석이다.

혁신적인 시도로 주목
올해 비엔날레는 기존 비엔날레와는 다른 혁신적인 시도로, 개최 전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그 첫 번째 시도가 메인 전시인 ‘국제공모전’의 공개공모 방식을 지명공모 방식으로 전환한 것 이다. 기존의 공개공모 방식은 비엔날레의 주제를 깊이 이해한 작품을 접하기 어렵고, 실력있는 작가들이 출품을 하지 않을 경우 공모전의 질적인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이에 이인진 도자비엔날레 전시감독(홍익대 도예유리과 교수)은 비엔날레의 형식과 주제에 집중하고, 국제공모전이 도예계의 흐름을 선도해나갈 수 있도록 과감히 지명공모로, 방식을 전환했다. 지명공모는 국제위원들의 지명을 받은 경험 많은 작가들이 비엔날레의 주제에 부합하는 작품을 만들어 출품하는 방식이다. 이번 국제지명공모전에는 ‘공동체’라는 주제로 18개국에서 40세 이상 작가 27명이 참여했다.
서울대 미술대학의 장수홍 명예교수는 “대륙별로 다양한 작가의 작품들을 접할 수 있게 한 지명 공모 방식은 비엔날레 주제인 ‘Community’에 대한 각양각색의 세계관을 볼 수 있게 한 흥미로운 방식”이라고 호평했다.
도예인들이 자유롭게 공모전에 응모해 신예 도예가의 등용문이었던 기존 공개공모방식의 장점은 특별전 ‘핫루키즈’로 이어 간다. 이 특별전은 ‘역설의 미학’이라는 주제로 8개 나라에서 40세 이하 젊은 작가 20명이 참여했다. 젊은 작가들의 전시인 만큼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전시다.

지역별 특색에 따라 재미도 다양
도자비엔날레는 이천 세라피아와 여주 도자세상, 광주 곤지암 도자공원 등 3곳에서 나뉘어 개최된다. 행사장마다 특색이 다르다. 그만큼 쇼핑부터 역사, 전시, 체험 등 나에게 맞는 행사장을 골라서 즐길 수 있다.
이천 세라피아가 ‘국제공모전’, ‘핫루키즈’ 등 비엔날레의 메인 전시로 관람객을 모은다면 여주 도자세상은 쇼핑의 장으로 유명하다. 생활도자를 테마로 한 여주 도자세상은 국내 최대의 생활 도자 쇼핑 공간으로 ‘일곱가지 만찬’, ‘세라믹스 리빙 오브제 공모전’ 등 생활 도자 전시와 함께 도자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이곳은 비엔날레가 열린 후 저렴한 수공예 생활 도자를 찾는 관람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전회 대비 20% 가량 매출이 증가했다.
도자의 역사에 대해 궁금하다면 광주 곤지암도자공원이 안성 맞춤이다. 광주 곤지암도자공원은 공원 내 구석기 유적지와 경기도자박물관, 조각공원 등이 있는 역사와 문화 콘텐츠가 복합된 도자테마파크다. 이곳에는 ‘한중도자교류전’과 ‘전통도자 반상기전’, 캠프 및 모자이크 체험 등 18가지에 달하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국제지명공모전’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일본 가나자와 21세기 현대미술관의 유지 아키모토 관장은 “도자 축제와 함께 열리는 비엔날레의 지역 친화적인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도자의 예술적 가치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흥미로운 비엔날레”라고 평가했다.
한국도자재단 강우현 이사장은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흙이라는 친근한 소재로 대중과 함께 할 수 있도록 기획된 예술 행사”라며 “키즈 비엔날레, 토락교실, 1박2일 도자캠프 등 여느 해보다 풍부한 도자 체험 이벤트를 통해 누구나 즐겁게 놀다 갈 수 있는 축제 같은 비엔날레로 꾸몄다”라고 강조했다. 


 

비엔날레 100배 즐기기
놀고 배우고, 도자로 힐링해 볼까?
멘토링캠프, 키즈비엔날레 등 지역별 체험 프로그램도 풍성


 

“아니, 벌써 끝이야? 아직 도자비엔날레를 즐기지도 못했는데.”
11월,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도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렀다. 아직 비엔날레를 즐기기 전이라면 다음 소개하는 프로그램에 주목하자. 멘토링 캠프부터 키즈비엔날레, 나만의 도자기 만들기 등 놀고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여전히 비엔날레의 후반부를 풍성하게 채우고 있다.

변기 타고 씽씽~ ‘키즈 비엔날레’
키즈 비엔날레는 이름 그대로 아이들이 도자를 갖고 노는 놀이터다. 도자를 소재로 아이들이 교육과 놀이, 체험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감을 찾아갈 수 있도록 기획된, 경기세계 도자비엔날레의 어린이 놀이 콘텐츠 대표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교육공간과 체험공간, 놀이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교육공간에는 도자기의 역사 등 도자에 대해 배우는 4가지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체험공간은 흙놀이와 도자병풍 만들기 등 5가지 프로그램을 갖췄다. 키즈 비엔날레의 마지막 코스인 놀이공간에서는 도자 레이싱 게임을 할 수 있다. 도자레이싱은 키즈 비엔날레가 열리는 창조센터 주변에 설치된 터널과 레일을 변기를 타고 신나게 달리며 전시장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독특한 게임이다. 아이들은 바퀴가 달린 변기를 타고 실내에 설치한 레일을 달리며 경주하고 뛰어놀 수 있다. 이 외에도 도자 악기 연주, 도자 볼링과 낚시 등 쉽게 접해볼 수 없는 신기한 도자 놀이가 마련돼 있다.
▒ 운영기간: 9월 14일~11월 30일(오전 9시 30분~오후 6시 30분)
장소: 이천 세라피아 세라믹스 창조센터 1층
입장료: 유아 및 초등학생 만원, 어른 3,000원

흙으로 조물락 조물락 ‘흙불 놀이’



흙불 놀이는 도자비엔날레를 방문한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이다.
이천·광주·여주 세 곳 모두에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흙으로 할 수 있는 온갖 종류의 놀이로 꾸며진다. 우선, 가족 대항전으로 벌어지는 흙 높이 쌓기는 흙 5㎏을 20분 동안 가장 높이 쌓는 팀이 이기는 놀이다.
손물레 체험도 가족 대항전이다. 가족 단위 2인1조 10개 팀이 손물레를 이용해 흙 5㎏을 30분 안에 그릇으로 만든다. 가장 높고 얇게, 그리고 예쁘게 만든 팀이 승리한다. 흙 타래 길게 말기 게임은 개인전이다. 흙 5㎏을 가장 길게 늘이면 승리한다. 하루에 두 번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한다. 게임 이외에도 핀칭게임, 라쿠가마 즉석구이 등 여러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모든 게임에서 이기는 팀에게 기념품을 준다. 참가비는 없지만 선착순 접 수인 탓에 스피드가 필요하다.
▒ 운영기간: 9월 28일~11월 17일 중 주말·공휴일에 운영 장소: 광주 곤지암도자공원, 이천 세라피아, 여주 도자세상 참가비: 무료

세상에 단 하나, 나만의 도자 만들기


2013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도자비엔날레답게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도자를 만들어보는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이천·광주·여주 세 곳에서 모두 진행되고 장소마다 프로그램이 조금씩 다르다. 이천 세라피아에는 소원 도자 나무가 있다. 사과·천사 등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어진 도자 종에 자 신의 소원을 적어 나무에 걸어두는 프로그램이다. 모빌 5,000원, 사과 2만원에 소원을 걸 수 있다. 여주 도자세상에서는 비엔날레에서 찍은 사진이나 그림을 즉석에서 도자 머그컵이나 액자에 프린트해 주는 ‘나만의 도자기 만들기’를 진행한다. 즉석에서 전사기법으로 인쇄해줘 바로 결과물을 볼 수 있다. 광주 곤지암 도자공원은 18가지의 풍성한 공개체험프로그램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고려청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홈을 내어 문양을 새기고, 홈에 다른 색의 흙을 채워 장식하는 상감기법으로 만들어보는 상감 액자만들기, 항아리와 필통 등을 물레로 직접 만들어보는 물레체험, 초벌된 도자기에 핸드페인팅으로 장식해 컵과 그릇 만들기 등이 있다. 체험비는 1만원.
▒ 운영기간: 9월 28일~11월 17일
장소: 이천 세라피아, 여주 도자세상, 광주 곤지암도자공원

도자로 통하는 특별한 ‘캠프’


최근 부쩍 높아진 캠핑 인기 덕에 여기저기에서 캠핑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에서도 특별한 캠핑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우선, 이천 세라피아에서는 작가와 함께 하는 ‘1박2일 힐링캠프 작가와의 만남’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는 비엔날레 전시 관람과 함께 황토염색체험, 물레체험 등 다양한 도자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체류형 체험 프로그램이다.
1박2일 동안 도예작가와 함께 도자기를 만드는 전 과정을 시간표에 따라 진행한다.
프로그램은 1일 흙체험, 1박2일 가족캠프, 기부나눔 프로젝트 등이 있다. 도자를 통해 개인의 트라우마를 진단하고 치료의 기능적 역할에 도움이 되고자 기획됐다. 1인 5만원(입장권 및 식사 포함)의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 가능하다.
▒ 이용기간: 연중 상설운영
이용요금: 1인 5만원(입장권 및 식사 포함) 문의: 031)645-0642

광주 곤지암도자공원의 1박2일 체험 아카데미는 20만평에 달하는 구석기 유적지인 곤지암도자공원에서 역사와 문화 그리고 도자 체험을 동시에 즐기는, 캠핑과 연계된 예술 체험형 프로그램이다.
1박2일간 곤지암도자공원 내 구석기유적지 공간에서 체류하며 경기도자박물관과 아름다운 자연이 어우러진 조각공원에서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생태원과 연꽃자생지, 갈대공원에서 곤지암도자공원의 자연환경을 만끽할 수 있다. 여기에 곤지암도자공원의 다양한 공예체험 프로그램을 패키지로 구입하면 더욱 알찬 캠핑을 즐길 수 있다고.
▒ 이용기간: 연중 상설운영
이용요금: 4인 기준 글램핑 9만9,000원, 캐러밴 13만2,000원 문의: 031)932-8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