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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通

창업 2년차 CEO가 전하는 창업기업의 '생존법칙'

“창업하려고 마음을 먹은 지 4년 만에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창업을 바로 하지 않은 게 천만다행입니다. 4년간 4개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비스니스 마인드를 구축할 수 있었으니까요.”
창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 4년간의 숙성기간을 가진 후 지난해 9월 ㈜참트론을 창립한 김용기(41) 대표이사. 김 대표는 성균관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이학박사다. 만약 대기업 연구소나 국책연구기관에서 근무를 했더라면 화이트 칼라 사고에 물들어 다른 사람 비위 맞출 줄도 모르고 오직 연구에만 매달리는 사람이 됐을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나 자신을 낮추는 시간이었다고나 할까요. 영업도 하고, 납품도 해보고, 욕도 들어보고, 상대방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당시 나이가 마흔 살이었으니 더 늦어지면 안 되겠다는 절박감도 있었지요.”

참트론은 반도체용 중고장비 유통 및 R&D용 진공장비 제조업체다. 직원은 김 대표를 포함해 세 명. 이제 막 창업 2년차에 접어든 참트론은 올해 상반기에 6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말까지 예상 매출액은 10억원. 새내기 치고는 빠른 성장세다.

김 대표가 ‘유통’을 선택한 것은 다분히 전략적이었다. 창업기업들이 기술개발과 제품생산, 마케팅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10중 8, 9는 실패하거나 어려움에 직면한다는 현실을 감안, 우회전략을 쓴 것이다. 창업기업의 ‘생존의 법칙’을 꿰뚫어 본 것이다.
참트론은 중고장비를 구입해 그대로 판매하거나, 중고장비를 고객의 요구에 맞도록 개조하거나, 아니면 중고장비를 해체하고 부품을 재활용해 새로운 장비를 제조한다. 그 과정에서 시장의 흐름을 알게 되고, 기술의 빠른 습득도 가능해진다.

“재무적 리스크 관리차원에서나, 기술적 리스크 관리차원에서나 판단을 잘 한 것 같습니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한 푼의 빚도 없이 사업을 하고 있으니까요. 지금까지 자금 때문에 고민한 적은 없어요.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지요.”

4:6. 현재 참트론의 유통과 제조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김 대표는 내년에는 제조의 비중이 6:4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 ‘유통’을 활용하고, 그 유통을 기반으로 제조를 한다는 전략이다. 점차적으로 유통 비중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참트론의 현재 주력 제조 아이템은 진공증착장비(vacuum deposition system)다.

“이제 제대로 한 걸음 내 디딘 것 같습니다. 모든 것에는 문제가 있으며, 부딪혀봐야 문제가 표면으로 드러납니다. 그렇게 드러난 문제의 솔루션을 찾아내는 거지요. 어디든 솔루션은 존재합니다. 문제 속에 답이 있기 때문입니다.”

‘철학이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 하는 김 대표. ‘긍정’이라는 단어를 좋아하고, 중용(中庸)을 좌우명으로 가진 김 대표는 회사의 슬로건으로 ‘Simple & Smart Solution’을 내걸었다. 단순하면서도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완벽하게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다.

“사람을 팔아서 돈 버는 장사꾼이 아니라, 마음을 팔아서 사람을 사는 기업가가 되고 싶습니다.” 신중함과 인간미가 느껴지는 그에게서 거상(巨商)의 기품이 느껴진다.

김중근 기자 kjg21@gfeo.or.kr